‘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과 미국發 금리인상등 위험요인 산재
대형 건설사들이 내년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을 줄인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규제 강화가 골자인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과 미국발(發)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하락 등 위험요인이 산재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의 내년 분양물량은 15~18만 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올 22만여 가구보다 약 20~30% 줄어든 수치다. 부동산시장과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내년 공급물량을 늘리는 곳은 롯데건설이 유일하다. 올해보다 약 25% 늘어난 약 1만93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와 뉴스테이 사업 등 기존에 계획된 물량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것”이라며 “가계부채 대책과 시장 위축 대내외 변수에 대응하는 전략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약 1만 가구를, GS건설은 약 9000가구를 각각 줄이기로 했다. 이 밖에 현대산업개발은 8000가구, 현대건설은 7000가구, 포스코건설은 1000가구를 줄일 계획이다. 불확실한 전망과 매수 심리 위축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정확한 공급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대우건설, SK건설 등도 신규 물량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 물량이 많았고 내년 수요자 심리와 시장 변동이 심할 것 같아 줄이는 추세”라며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사업지를 줄이거나 결정하지 못한 부분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물량은 총 48만2145가구에 달했다. 이는 작년보다 45.7%, 예년(2000~2014) 평균 대비로는 83.5%가 늘어난 수치다. 국토교통부는 1~9월까지 수도권 분양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4.9%, 전국이 52.2%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올해 부동산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했다는 점을 돌아보면 예전 수준으로 회귀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다만 시장과 수요자의 심리적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 강화가 내년 2월부터, 5월엔 전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도 단계적으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낮은 지방 수요자들의 혼란도 예상된다. 일각에선 가계부채 대책 발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상에 앞서 이뤄졌다는 점이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지방은 몇 개월의 유예기간이 생긴 셈이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지속적인 매수심리 위축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총선부터 대선 준비로 이어지는 정치적 변수에 추가정책ㆍ유가하락 후폭풍 등을 고려하면 2017년 하반기까지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물량 축소가 집값 변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시적인 시장의 타격은 있겠지만, 건설사들의 공급물량 축소를 전체 주택시장 위축으로 연결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진단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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