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광교신도시에 들어설 수원고등법원ㆍ지방법원 및 수원고등검찰청ㆍ지방검찰청 청사의 국유지 위탁개발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당초에는 대법원 및 법무부에서 직접 수원지방법원과 수원지방검찰청만 이전해 신축하려 했으나, 법률 수요의 증가와 관련법 통과로 수원고법과 수원고검 신설이 확정되면서 청사 신축에 필요한 재원 규모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법원과 법무부는 자체 재정이 아닌 캠코의 ‘국유지 위탁개발’을 통해 재원조달을 추진하게 됐다.국유지 위탁개발은 캠코가 공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공공시설을 재건축 또는 신축하는 사업이다. 해당 시설은 국가에 귀속되어 행정목적에 사용되고, 캠코는 2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임대수익 등을 통해 소요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국가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행정수요를 충족하고, 국유지의 가치 증대 효과를 거두는 사업이다.

캠코는 1996년부터 국유 일반재산 관리업무를 수행하였고, 2011년 국유재산관리기금 설치와 2013년 지자체 등에 분산되어 있던 일반재산 관리의 캠코 일원화를 거치면서 현재 약 62만 필지, 약 19조원 가치의 일반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캠코는 그 동안 민간에 대한 대부와 일부 매각을 통한 국유지의 소극적 활용에 중점을 두었으나, 지금은 국유지 위탁개발 활성화를 통해 공공시설 수요 충족과 국유지 가치제고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위탁개발 1호 사업인 서울 남대문세무서의 사례를 보면 국유지 위탁개발의 가치를 알 수 있다. 명동에 있던 기존 남대문세무서는 일제시대에 지어진 지상 3층의 낡은 건물로서 재산가액은 약 270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오래된 건축물로써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고, 근무하는 공무원과 방문하는 민원인 모두에게 불편한 곳이었다.

이곳이 캠코의 위탁개발을 통해 민관복합청사인 ‘나라키움 저동빌딩’으로 개발됐다. 지상 15층 규모의 저동빌딩은 남대문세무서가 재입주하고, 서울지방국세청의 일부 부서 공간까지 확보하였으며, 오피스와 근린생활시설 임대를 통해 연간 50억원 안팎의 수익을 창출하는 약 930억원 가치의 국가재산으로 탈바꿈했다. 가치가 4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2005년부터 시작된 국유지 위탁개발은 나라키움 저동빌딩을 비롯한 시범사업들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최근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사업구조도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되고 있다. 통계청과 대전지방보훈청 등이 입주한 통합청사인 ‘나라키움 대전센터’, 서울 강남 업무지역에 나대지로 방치된 국유지를 임대시설로 개발한 ‘나라키움 삼성동빌딩’,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의 세종시 이전 공동청사인 ‘나라키움 세종국책연구단지’ 등 12건의 사업이 준공·완료되었다.

12건 위탁개발 완료에 따른 경제효과는 엄청나다. 연면적이 합계 3375㎡에서 20만7429㎡로 무려 61배 이상 늘어나 많은 중앙행정관청과 공공기관이 입주했고, 재정절감 효과도 얻었다. 재산가액도 합계 약 1400억원에서 약 4980억원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나랏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가치를 올린 것이다.

지금도 전국에 산재한 중앙 및 지방행정관청을 비롯한 공공시설의 상당수가 25년 이상 노후 건축물로서 안전성 문제, 과밀, 편의시설 부족 등 열악한 환경에 있다. 한국도시행정학회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법무부ㆍ외교부ㆍ경찰청ㆍ국세청 등 30개 중앙부처의 25년 이상 노후 청사는 1576동 규모, 추정개발비는 9조3000억원에 이른다.

노후청사는 좁고 시설이 낡아 근무자 및 민원인 모두에게 불만족스러운 장소다. 최적의 행정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후 청사들이 재건축 되야 하는 이유다.

또 도시의 확장 또는 개발, 새로운 행정수요의 발생에 따라 공공시설 신축의 필요성도 크다. 경기도 인구의 증가에 따라 수원고법ㆍ고검이 신설되는 것, 국민의 문화서비스 요구수준 상승에 따라 도서관ㆍ복지관이 신설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공공시설을 재건축하거나 신축하는데는 국민 세금이 바탕이 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국가재정 상황은 공공시설 재건축 및 신축을 위해 쓰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세입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정부는 재정개혁을 추진하면서 유사중복사업 감축 등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지만 캠코의 국유지 위탁개발 사업을 통해 저비용으로 공공시설을 건립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전국토 면적의 약24%에 달하는 국유지 중 관청이나 학교 등 건축물이 들어서 있거나 도로ㆍ하천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행정재산을 제외한 일반재산은 전국토 면적의 1% 수준이지만, 무려 25조원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기획재정부, 2012년 기준)

이러한 일반재산은 대도시 중심상권 지역부터 시골 임야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산재해 있으나, 최근까지 소극적인 유지ㆍ보존 위주로 저개발 관리되고 있다.

공공시설의 재건축·신축 수요는 국유 일반재산의 적극적 활용이라는 정책방향의 전환과 우리나라 대표 국유 일반재산 관리기관인 캠코의 전문성이 더해져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되기 시작했다.

현재 공군이 테니스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여의도 부지를 민관복합시설로 개발하는 ‘나라키움 여의도빌딩’, 서울 역삼동 KTV(한국정책방송) 이전부지 재개발 사업인 ‘나라키움 역삼동 AㆍB빌딩’, 핵심 상업지역에 위치한 공무원 기숙사를 수익시설로 재건축하는 ‘나라키움 신사동 빌딩’, 앞서 언급한 ‘나라키움 광교법조단지’ 등 여러 건의 국유지 위탁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캠코가 운용하는 국유재산관리기금을 재원으로 한 공공시설 건축사업인 국유지 기금개발도 새로운 개발방식으로 추가되었다. 세종시 공무원들의 관사인 ‘세종다산마을’,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등이 입주하는 원주지방복합청사, 농산물품질관리원 부산사무소 등이 입주하는 부산통합청사 등 여러 건의 사업이 진행중이다.

필요한 국유지를 마련하고 재정을 통한 건축비 확보를 거쳐 공공시설을 건립하는 것. 기존의 공공시설 공급 공식이었다. 국가 재정 투입 없이, 또는 극히 일부의 비용만 부담하면서 필요한 공공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기존의 단일 공식으론 상상할 수 없었다.

캠코는 이러한 공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민간의 부동산 개발 방식을 공공의 영역에 도입한 캠코는 공공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그동안 축적된 국유지 관리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는 재정절감과 공공시설 확보를 통한 정부와 국민 모두가 승자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