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액션·스릴러 인기에 제작 기피 뚜렷

국산 정통 로맨스 영화가 극장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가볍게 웃으며 볼 만한 로맨틱 코미디나 외산 멜로 영화가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정통 멜로로 꼽을 만한 영화는 ‘쎄시봉’과 ‘무뢰한’, ‘뷰티 인사이드’<사진> 정도였다. 그나마 나온 멜로 영화들도 엄밀히 말하면 정통 로맨스는 아니다. 올해 포문을 연 멜로 ‘오늘의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였고, ‘쎄시봉’은 음악 소재와 로맨스가 버무려졌다. ‘무뢰한’은 스스로 장르를 ‘하드보일드 멜로’로 명명했듯 누아르의 분위기가 강했다. 개봉을 앞둔 멜로영화들도 코미디나 ‘19금’ 요소가 가미된 작품들로, 윤계상·한예리 주연의 ‘극적인 하룻밤’, 문채원·유연석 주연의 ‘그날의 분위기’ 등이 멜로영화 기근인 극장가에 그나마 단비가 될 전망이다.

잘 만든 로맨스 영화가 없다는 문제도 있겠지만, 관객과 제작자 모두 해당 장르를 기피하는 분위기 탓이 크다. 극장에서 스펙터클한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 성향이 강해지면서, 제작자는 물론 흥행 배우들도 액션과 스릴러 등에 집중되고 있다. 멜로 영화 제작 편 수 자체가 줄다보니, 좋은 작품이 나오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멜로 영화의 수요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개봉 당시 흥행 기록을 넘어선 ‘이터널 선샤인’을 비롯, 최근 재개봉한 외화들이 국산 멜로영화의 공백을 채우는 분위기다. ‘러브 액츄얼리’, ‘그녀에게’ 등 손 꼽히는 멜로 영화 수작들도 줄줄이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