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하지만 민주화도 이루고, 빈민층도 어루만지고, 외치에도 성공한 모하메드6세지만 명군(明君)이라 평가받기 어려운 이유가 하나 있다. 바로 재산이다. 모로코의 모든 부(富)는 왕실로 집중된다. 모로코의 국내총생산(GDP)은 1020억 달러로 세계 60위지만, 1인당 GDP는 3046달러로 세계 123위로 차이가 크다.

포브스가 집계한 2015년 기준 모하메드6세의 순자산은 57억달러(약 6조6035억원)에 이른다. 아프리카 대륙의 다섯번째 큰 부자다. 특히 2009년 기준 25억달러(약 2조8963억원)였던 재산이 6년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났다.

모로코 왕실은 국가 투자회사(SNI)의 최대 주주다. 본래 국영 기업이었던 SNI는 2013년 ONA그룹과 합병해 지주회사가 된 후 비상장기업으로 전환됐다.

SNI는 모로코의 주요 사업체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티자리와파 은행, 채굴 회사인 마나젬, 관광업과 부동산업 회사인 소메드, 와파 보험회사, 대형할인점 체인인 마르제인, 통신업 회사인 와나-인위, 철강 회사인 소나시드, 시멘트 제조회사인 라파지 마록, 에너지 기업인 나레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 식품 가공업 회사들도 소유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점차 손을 떼는 추세다.

토지와 농장도 모하메드6세가 가장 많이 가졌다. 그의 지주회사 ‘시제르’는 아버지 핫산2세가 세운 농업 그룹 ‘레 도멘 아그리콜’의 주주다. 레 도멘은 1만2000헥타르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텔퀼에 따르면 2008년 기준 레 도멘의 수익은 1억5700만달러(약 1821억원)이었다. 그 해 수출한 귤ㆍ레몬 등 감귤류 과일의 양만 17만t에 이른다. 모로코에서 농업은 납세 대상 업종에서도 제외된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