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정부는 한국형 전투기(KF-X)개발사업과 관련해 한국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승인 요청해 왔던 21개 기술 항목에 대한 수출허가(E/L)를 큰 틀에서 수용, 이전해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KFX 사업에 대해 가능한 한 최대한도로 지원 하겠다”는 미국의 입장 표명으로 그동안 기술이전을 둘러싸고 두 나라 간에 벌어졌던 파열음이 진정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미국의 21개 기술이전 승인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KF-X 개발과 관련해 해결해야할 과제들은 여전히 수두룩 하게 남아있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운데 하나가 바로 록히드마틴과 협상을 통해 21개 기술과 그 속의 세부기술들을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전받을 것인가이다.
따라서 앞으로 향협상은 밀고 당기는 어려운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바로 이 때문에 KF-X 개발사업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시적인 틀에서의 협의는 완료됐지만 기술이전에 대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협상은 이제가 시작인 만큼, 지금보다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언론 스스로 KF-X 전투기 성능을 비롯한 핵심기술 내용, 그리고 미국과의 기술이전에 관한 협상내용을 서로 경쟁하듯이 지금처럼 공개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북한을 비롯한 우리를 둘러싼 잠재적인 적국들에게 한국이 KF-X 전투기를 개발하기도 전에 어느 정도의 성능과 무장력을 갖춘 전투기인지 다 알 정도로 정보를 노출시키고 있는 것은 국가안보적으로 볼 때, 자칫 위험한 결과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KF-X 전투기 개발 성공과 관련해 기술이전이 전부인 것처럼 알려지는 것 역시 향후 록히드 마틴과 세부기술 이전 협의과정에서 우리가 협상력의 우위를 점하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앞으로는 KF-X 개발사업 관련 미국과의 기술이전 세부 협상내용은 국회 국방위원회 “KF-X 개발사업 리스크 관리 소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안들에 대해서만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KF-X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방위사업청이 보여준 미숙한 사업추진 능력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사업관리의 주책임을 맡고 있는 방사청에서는 그동안의 논란을 불식시킨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이번 만큼은 확실하게 세부기술 이전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최선의 전략을 마련해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 국민들도 향후 기술이전 협상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켜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 KF-X 개발사업은 공군의 전력증강은 물론 한국의 항공우주력의 잠재적 기술기반체계를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2016년 새해에는 열정과 영리함으로 KF-X 사업이 더 이상 사회적 논란이 되지 않고 순항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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