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판매정지 처분을 받기 직전에 해당 차량 전부를 스스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지난달 구형엔진(EA189)이 장착된 폴크스바겐 디젤차량의 배출가스가 조작됐다는 조사 결과를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한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일각에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이들 차량을 신차급 중고차로 팔려고 ‘꼼수’를 쓴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가 배출가스 조작을 확인하고 국내 판매를 금지한 15개 모델 460여대 차량을 다시 구매한 뒤 지난달 중순께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 명의로 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들 차량을 환경부의 판매정지 조치 이전에 구매해 수입자동차협회 등록까지 마쳐 향후 활용 방안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들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서 할인 판매하거나 렌트카업체 등에 판매하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차량을 신차급 중고차로 팔려고 구매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지난 9월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여부가 문제가 됐을 때 해당 구형엔진 장착 차량들을 회수해 갖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11월 말이 ‘유로5’ 모델 차량의 판매가 종료되는 시점이어서 그때를 넘기면 이들 차량을 팔 수 없게 돼 일단 미리 등록을 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추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사매입을 했다”면서 “이 차들은 먼저 리콜을 정상적으로 마친 뒤 그 이후에 처리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가 결정한 ‘판매정지’ 조치가 실효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리콜 대상 차량들이 신차로 판매되는 것은 막을 수 있어도 우회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부는 해당 차량들이 시중에 판매되지 않도록 감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