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 모로코 최초의 통일 왕조인 아드리스 왕조를 시작으로 몇 개의 왕조가 나타나고 사라진 뒤 1665년 모로코에 자리잡은 알라위트 왕조가 현재 왕실의 뿌리다. 제국주의 시절 열강의 침공을 받기도 했지만 국가 독립에 앞장서 위기를 극복하고 350여년간 왕맥을 이어가고 있다.

통일 왕국의 기틀을 닦은 것은 2대 통치자였던 물레이 이스마일 술탄이었다. 이복 형제였던 창업왕에게 물려받은 나라는 부족 전쟁과 왕위 계승 문제로 크게 약화돼 있었다.

이스마일은 불복종하는 부족들을 굴복시키고 왕국을 재통일해 강력한 통치권을 행사했다. 흑인 노예들로 구성된 ‘블랙 가드’ 등 강력한 군사력이 술탄 이스마일의 힘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1727년 그의 사후 강력한 통제장치가 사라진 모로코는 또 다시 상당기간 불안정한 상태를 겪어야 했다.

왕국이 다시 안정된 것은 1757년 등극한 모하메드3세 술탄 때다. 그는 부족들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서구 열강과 여러 평화 조약을 맺고 도시 에사우이라를 부흥시켜 교역을 활발하게 했다.

1787년 모로코는 왕국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미국 독립을 승인하고, 미국과 친선 조약을 맺은 최초의 무슬림 국가이자 아프리카 국가가 됐다.

그러나 친구였던 서구 열강들은 19세기 들어 등을 돌렸다. 모로코는 1907년 스페인과 독일, 이탈리아, 영국에 분할 강점되기에 이르렀다.

열강의 침략을 막으려 노력하고 국가 독립에 앞장섰던 것이 현대에 이르러서도 왕실의 정통성을 유지시켜주는 힘이 됐다. 핫산1세는 스페인이 모로코의 항구를 점령하자 이를 마드리드 회의에서 논의하고자 노력했다.

모하메드6세의 할아버지인 모하메드5세 국왕은 세계2차대전 후 모로코 독립을 추구하다가 강제 망명을 당했다. 그런 와중에도 1955년 망명지에서 모로코의 독립을 일방 선언, 이듬해 프랑스와 스페인이 이를 인정하기에 이른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