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도 능하고, 재산을 불리는 데도 탁월한 모하메드6세지만, 15살 어린 부인에게는 ‘순한 양’이다. 모로코가 엄격한 이슬람 율법의 벽을 넘어 여성인권에 눈을 뜬 것도 왕비의 공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모하메드6세의 부인 랄라 살마 공주는 모로코 국왕의 부인으로서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여러 방면에서 얻었다.
국왕의 부인으로서 왕실의 공식 칭호를 얻게 된 것도 랄라 살마 공주가 처음이다. 평민 출신인 공주는 결혼 후 ‘비 전하’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이전에 왕과 결혼한 여성들은 왕의 자녀의 ‘어머니’일 뿐이었다.
랄라 살마 공주는 결혼 전 사진이 공개되고, 비교적 자유롭게 일반에 모습을 드러내는 첫 모로코 국왕의 부인이다. 이전에는 국왕의 결혼은 비밀에 부쳐졌고, 왕의 부인은 궁전 깊숙한 곳에 머물러야만 했다. 모하메드6세는 랄라 살마 공주와 결혼하면서 그 전통을 깼다. 결혼식 며칠 전 국왕은 예비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큰 키와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예비 왕실 안주인의 모습에 국민들은 환호했다.
모하메드6세가 결혼시 일부다처제를 포기했다는 점도 랄라 살마 공주가 특별하게 남은 이유였다. 모하메드6세의 선대를 고려해 봐도, 사우디 아라비아 등 왕실이 남아있는 다른 이슬람권 국가를 떠올려 봐도 이례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갖가지 ‘첫’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랄라 살마 공주의 이력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집안 배경 뿐 아니라 공학을 공부한 컴퓨터 엔지니어였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세 살 난 아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외할머니 손에서 컸지만 누구 못지않게 훌륭하게 자라났다는 점도 랄라 살마 공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한 몫을 했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공학도로서 열심히 공부해 온 이력과 미모로 모로코 여성들의 우상으로 자리잡기도 한 인물이다.
공주와 국왕의 연애담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1999년 한 사적 파티에서 만났다는 것 정도다. 국왕 부부는 2002년에 결혼해 슬하에 무레이 핫산 왕자와 랄라 카디자 공주 등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수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