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서울시의 청년활동비지원사업 제도 이른바 ‘청년수당’이 복지 포퓰리즘 논란 속에 결국 정부로부터 철퇴를 맞게 됐다. 앞서 성남시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과 무상교복 지원, 청년배당 등도 모두 중앙 정부로부터 중복ㆍ과잉복지로 지목돼 제동이 걸리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일 법제처, 법무법인 등의 법률검토 결과, 서울시가 추진중인 청년수당이 사회보장기본법상 협의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울시 청년수당은 청년의 역량개발, 사회참여 등을 지원하는 사회서비스이고, 실업 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소득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장 영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협의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협의대상이 아니라고 고집하면 이를 강제로 막을 수단은 아직 없다. 행정자치부가 지자체 신설 복지제도에 대해 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으면 지출된 금액 이내에서 지자체에 대한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 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청년수당을 놓고 설전을 벌인데 이어 다음날 페이스에서 정 장관이 “청년수당이 범죄라고 언급한 바가 없다”며 ‘왜곡’과 ‘선동’이라고 비판하는 등 공방을 이어갔다. 정 장관은 “지자체장도 선출직 공직자로서 준법의무에 따라 법을 지키라”고 역공을 취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성남시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아 무상교복제도에 대해서도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지원방안 등 제도 변경을 요구하며 ‘재협의’를 지난달 30일 통보했다고 밝혔다. 성남시의 무상교복 사업은 교육·의료·안전 공공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는 이재명 시장의 공약사업 중 하나다. 성남시는 2012년부터 이미 저소득층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교복 구입비를 지원해왔다. 따라서 성남시가 지원 대상을 줄이라는 복지부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가 복지부와의 재협의를 포기한다면 해당 제도의 수용 여부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논의된다.
사보위는 2012년 당시 박근혜 의원이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에 따라 2013년 만들어진 기구로 15명의 정부위원과 15명의 민간위원(대통령 위촉)으로 구성됐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면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자체가 협의를 요청하면 제도 변경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방안 등을 고려해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성남시의 ‘무상 공공 산후조리원 제도’에 대해서도 불수용 결정을 내려 사회보장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성남시는 ‘청년배당’ 제도에 대해서도 복지부에 협의 요청을 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복지부가 이처럼 지자체의 복지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협의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앙정부가 지자체 간 복지제도 충돌은 중앙 정부가 중복 및 과잉복지를 국가차원에서 막아 효율적으로 자원이 배분되도록 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최근 이같은 갈등이 두드러지는 것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자체의 복지 포퓰리즘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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