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주차한 차량에 대한 신고는 늘고 있지만, 신고에 따른 과태료 부과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A씨는 경남 지역의 한 휴게소에 들렀다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는 걸 발견했다.

불법주차된 차량은 모두 3대.

A씨는 이 차량들의 사진을 찍어 관할 시청에 신고를 접수하고 사진을 전송했다.

하지만 이달 3일까지도 민원 처리가 되지 않았다. 다시 지자체에 확인전화를 한 A씨는 담당자에게 황당한 말을 들어야 했다.

“차량 3대 중 2대는 과태료 부과할 수 있지만, 나머지 1대는 바닥의 장애인 휠체어 그림이 차량에 가려 보이지 않아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A씨는 “장애인 주차구역임을 알 수 있는 파란색 칠이 명확히 보이지 않느냐”고 따졌지만 “그래도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휴게소에선 파란색으로 칠해진 구역은 명백히 장애인 주차구역이었다.

A씨는 “신고한 사진에 휠체어 그림이 안 나와 과태료 부과대상이 아니라는 건 전형적인 탁생행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 사례처럼 시민들은 장애인 주차구역과 관련해 적극적인 신고를 하는 추세이지만, 당국이 이를 뭉개는 일은 점점 늘고 있다.

시민의식은 성숙하고 있지만, 정작 공무원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승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신고건수는 8만842건으로 2011년(1만3178건)에 비해 6.7배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과태료 부과건수도 2011년 1만2191건에서 지난해 6만8662건으로 5.6배 증가했다.

하지만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을 신고해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경우 또한 증가해 문제로 지적됐다.

신고 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은 사례는 지난해 1만9380건으로 전체 신고건수의 22.0%에 달했다. 2011년(987건ㆍ7.5%)에 비해 비중이 늘었다.

지난해 과태료 미징수액 역시 총 11억5741만원으로 전체 과태료 부과액의 24.5%를 차지했다.

양 의원은 “지자체가 단속 인원을 늘리고 과태료 징수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자체는 “인력이 적고 다른 업무도 많아 신고가 들어와도 제때 처리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비율은 전국 기준 58.4%에 달한다.

신고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사진을 찍어 담당 구청에 신고하거나 행자부의 스마트폰 앱인 ‘생활불편 신고앱’을 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