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수진 기자]정부의 국정교과서 확정고시를 3일 앞두고 여야가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2일 행정예고가 종료되면서 이제 남은 수순은 확정고시 발표다. 여당은 국정교과서가 아닌 민생 국회로 돌아올 때라며 출구전략을 분명히 했다. 야당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10만인 반대 서명을 정부에 제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교과서를 정부에 맡기고 이젠 민생 경제에 매진할 때”라며 “역사교과서를 정치권으로 더 이상 끌고 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당을 ‘구태정치’라 표현하며 민생 국회로 돌아오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길거리로 나가는 구태를 버리고 민생경제에 집중하겠다는 걸 말이 아닌 행정으로 보여달라”고 야당을 공격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새누리당이 먼저 민생 챙기기에 나서겠다는 점도 집중 부각시켰다. 카드 수수료 인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노동개혁 법안 등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특히 노동개혁을 재차 거론하며 “나머지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라도 노동개혁 입법을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고 야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교과서 확정고시가 발표되면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며 “야당도 더는 정쟁을 격화시켜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시즘 선동’, ‘친노패권주의’ 등 야당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민생이 위중한 시기에 마치 교과서를 국정화하면 ‘파시즘’이 등장할 것처럼 선동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주장했고, 황진하 사무총장도 “교과서에 관심있는 게 아니라 총선까지 끌고 가 친노패권주의를 이어가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야권은 일단 확정고시가 결정될 때까지 여론전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인태 의원은 이날 오전 그동안 전국에서 진행한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 및 의견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앞서 최고위에서는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회의 시작 전 ‘역사왜곡교과서 반대’라고 적힌 피켓 선전전을 벌였고, 회의 후엔 국정화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도 발표했다.

하지만 여론전 외에는 뾰족한 답이 없는 게 문제다. 민생도 놓치지 않는다는 명분을 챙기고자 국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상화라기도, 또 비정상화라기도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

확정고시 이후 전략에 대한 당내 의견도 엇갈린다. 문재인 대표는 “확정고시에 굴하지 않고 국정화 반대를 총선 공약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민생, 사회경제 문제들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며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모양새다.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원내대표는 “주요 총선의 결정적인 안건으로 세운다기보다는 국민이 판단하기 편하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도 당 내외 쌓인 현안부터 처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내 인사문제를 포함해 오픈프라이머리, 선거구 획정문제 등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다. 언제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교과서 문제는 멀리 내다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정치연합 최고위는 이날 오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당무감사원장 등 인선이 늦어진 주요직에 대한 ‘마라톤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