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는 내년 총선이 5개월 가량 남은 시점이지만 거물들의 출사표로 달아 오른지 오래다. 새누리당부터 ‘박심(朴心ㆍ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이 향한 걸로 알려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종로에서 3선(16ㆍ17ㆍ18대)인 박진 전 의원간 충돌이 예상된다. 종로의 현역 의원인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수성(守城)을 다짐 중이다.
19대 불출마로 한 ‘템포’ 쉬었던 박진 전 의원은 총선 ‘빅뱅’의 한 가운데서 헤럴드경제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나 “내가 종로의 아들”이라며 “오세훈 전 시장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장인상(喪)을 당한 박진 전 의원은 지난 1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에서 본지와 수 차례 만나 오 전 시장의 정치적 재기 행보에 적지 않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간헐적 인터뷰 중간엔 오세훈 전 시장이 등장했다. 그는 1분여간 짧게 머물다 사라졌다. 두 사람은 이번 주 중 재차 만나 종로 출마를 두고 ‘마지막 담판’을 벌이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박 전 의원은 1차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오전 11시께 20대 총선 출마 각오를 묻자 “종로의 아들이 종로를 대표해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했다. 그는 “자기와 연고도 없는 지역에 와서 정치하는 것은 구태정치 아닌가”라며 “우리나라 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고향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해야지 (종로를) 다른 발판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종로 출마설이 돌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박 전 의원은 자신이 종로 토박이인 만큼 정치적 명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로는) 밖에서 와 이름 석자 가지고 정치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뿌리가 있어야 하고 연고가 있어야 한다. 종로 주민들이 ‘이 사람 의원 만들어주자’라는 게 없으면 어려운 지역”이라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최근 종로구로 이사한 걸로 알려진 오 전 시장에 대한 평가와 관련, “오 전 시장은 신경도 안 쓴다”며 “종로에 왜 오나. 종로에 연고가 없지 않나. 집이야 그냥 부동산에 가서 사인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날선 반응이었다.
그는 2차 인터뷰를 한 정오께엔 오 전 시장에 대해 “그 사람이 여론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지역에 관심이 있냐는 건데 (그가) 종로에 애정과 관심이 있나. 여론에만 관심이 있지”라고 했다.
이날 오후 5시께엔 오 전 시장이 조문했다. 그는 방명록에 이름도 남기지 않은 채 1분 안팎의 짧은 조문을 하고 상가를 떠났다. 오 전 시장은 본지와 만나 “앉아 있기 좀 그렇지 않겠냐”며 서둘러 떠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종로 출마와 관련해 박 전 의원과 대화를 했냐고 하자, “기사 쓸까 봐 (말을) 못하겠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의 조문 뒤 둘 사이의 대화 내용에 대해 “문상 와서 무슨 얘길 하겠나”라면서도 “이번 주 중 나하고 만나서 마지막으로 서로의 거취 문제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최근에도 종로를 두고 서로 양보를 권하는 회동을 가진 적이 있으나 별 소득 없이 끝났었다.
박 전 의원은 이번 담판도 불발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자, “나는 끝까지 간다”며 “오 전 시장한테 ‘난 종로에 뼈를 묻을 사람이다’, ‘잘 생각해보라’고 자꾸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내 경선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냐고 하자, “그 얘기는 아직”이라고 했고, 안대희 전 대법관의 종로 출마설과 관련해선 “모르겠다. 전혀 얘기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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