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환경·시급 등 천차만별 인맥·출신학교 따라 큰 격차

#1.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알바) 전선에 뛰어든 A(19) 씨. 알바 구직사이트를 통해 찾은 편의점과 패밀리레스토랑 알바를 병행하고 있다. 두곳에서 모두 최저 시급인 5580원을 받고 일한다. 더 나은 조건의 알바를 찾고 싶지만 일할 자리가 있다는 것만도 천만다행. 하지만 A씨는 “자기계발할 틈도 없이 알바에만 허덕이는 생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2. 서울의 명문 사립대 졸업을 앞둔 B(25ㆍ여) 씨.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받아오던 용돈을 끊고 돈을 벌기로 마음을 먹었다. 알바를 구하느라 막막해하던 중, 알고 지내던 선배에게 제의를 받았다. 선배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회의 녹음을 듣고 회의록을 작성하면 된다는 것. 3~4시간이 소요되는 1시간짜리 녹음파일 녹취 1 건당 4만원을 받기로 했다. 손이 빠른 A씨는 높은 시급과 앉아서 컴퓨터로 일하면 되는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2030 청춘들의 알바 근무 환경이나 시급도 천차만별이다. 개인의 인맥이나 환경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알바의 질이 달라, 알바에도 ‘금수저’와 ‘흙수저’가 따로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때 대학가에선 아르바이트를 ‘경험 쌓기용’으로 여기던 문화가 있었다.

대학가 카페나 영화관 알바 등은 ‘낭만의 알바’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옛말이 됐다. ‘알바를 해 봤다’라는 지표로 금수저, 흙수저가 갈리는 시대가 됐다.

알바가 ‘돈벌이’ 수단으로 굳어지면서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알바의 격차도 벌어졌다.

전통적인 ‘금수저 알바’로 꼽히는 것은 대학생 과외다. 그러나 최근 소규모 전문 학원들이 넘쳐나고 있어, 학부모들의 과외교사 수요는 소위 명문대 학생으로 좁혀졌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경력개발센터에선 재학생과 학부모를 연결해 주는 과외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개 성사율이 높고 수수료도 없다.

이 밖에도 한 장당 1만~2만 원을 받는 중고등학생 논술 첨삭 알바도 금수저 알바로 꼽힌다.

반면 명문대생도 아니고, 딱히 인맥도 없는 흙수저들이 ‘맨 땅에 헤딩’ 격으로 알바를 구할 때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구인광고를 올려놓은 곳이라도 연락이 되지 않거나 이미 사람을 구했다며 돌려보내기 일쑤기 때문이다.

또 일반 대학생이 과외를 찾아 사설 과외중개사이트를 이용할 때 이력서를 보내고 연락처를 얻으려면 회비를 내야 한다.

어렵게 찾아간 학생에게 무료 시범과외를 하고도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전과 달리 이제는 알바 경험이 사회의 ‘사다리’로 작용할 수 없다는 성토도 이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20~30대 청년 5명 중 4명이 ‘노력해도 계층상승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과 능력에 따른 차이는 인정하지만, 청년들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안전망을 갖추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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