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국내 근로자들의 초과근로시간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25.8), 충남(22.3), 인천(15.0) 등 대부분 지역이 전국 평균(13.0)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우리 근로자들이 여전히 법정근로시간보다 많이 일하거나 휴가 때도 일하는 등 노동시간이 길다는 의미다. 근로시간을 줄여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는 정부 정책과 간격이 있는 셈이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4월 지역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총근로시간은 187.9시간, 이 중 초과근로시간은 13.0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달(12.9시간)보다 0.8% 증가했다. 초과근로시간은 2012년 4월 13.1시간에서 2013년 4월 12.3시간으로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4월부터 되레 늘면서 올해 13시간대로 복귀했다. 또 초과근로시간은 서울(5.1)과 대전(9.8), 제주(8.1)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전국 평균(13.0)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초과근로시간은 임금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연장근로시간, 휴일근로시간 등 법정근로시간 이외에 실제 근로한 시간을 합산한 것을 뜻한다.

고용부는 지역별로 업종 편차가 커 초과근로시간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울산과 충청도, 경상도 등 제조업이 많은 지역은 업무 특성상 주문, 생산 등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초과근로시간이 길다. 업종별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긴 것은 사실이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하면, 지난해 기준 한국 연간근로시간은 2057시간으로 멕시코(2327시간)와 칠레(2064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2013년에도 한국은 2071시간으로 OECD 평균(1671시간)을 400시간이나 초과했다.

우리 근로자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려면 노사정이 합의한 대로 연간 근로시간을 1800시간대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얻고 있다. 노사정 대표들은 지난 9월 노사정대타협을 통해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상관없이 근로시간을 2020년까지 1800시간대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경영 계획을 짤 때 법정근무시간(8시간)에 기본적으로 초과근로 2시간을 넣는 게 문제“라며 “휴일근로 대책을 포함해 휴가를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고,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근로할 수 있는 특례업종을 현행 26개에서 10개로 축소하는 방안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