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소시지, 햄 등의 섭취가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는 소식에 국내 대형마트의 육가공식품 매출이 전주대배 10~20% 감소한 가운데, 국내 주부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연일 ‘아이가 좋아하는데 아예 안 먹여야 하느냐’, ‘장 보러 가면 습관적으로 바구니에 담았는데 충격적인 소식이다’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인터넷 카페 일산아지매의 한 이용자는 앞으로 김밥을 만들 때 햄 대신 다른 재료를 넣어야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햄에서 사람 DNA까지 나왔다고 하니 께름칙해서 도저히 못먹겠다”고 했다. 이어 김밥에 넣을 다른 재료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용자들은 댓글로 가공육 불안감에 대해 우려에 공감을 표시했다. 자신도 아이가 좋아하는 김밥에 햄 대신 소고기나 치즈, 맛살 등을 넣어야 할 것 같다는 글도 있었다.

다른 이용자는 ‘앞으로 피자를 시킬 때 야채피자를 시켜야겠다’고도 했다.

이미 구입한 제품을 환불하는 주부들도 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모(42ㆍ여)씨는 “발표가 나오기 전에 대형마트 세일 코너에서 햄과 소시지 등을 잔뜩 사두었는데 환불을 할 예정”이라며 “유난떠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괜찮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는 도저히 아이에게 먹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북구의 김모(39ㆍ여)씨는 “동네 마트에서 구입한 소시지를 환불하려고 했는데 가게 주인에게 너무 미안해서 다른 음식으로 교환했다”며 “당분간 가공육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말라고 아이에게 신신당부했다”고 했다.

동대문구의 한 마트 운영자 최모씨는 “오늘(28일) 5∼6명의 주부들이 햄, 소시지를 환불해가거나 다른 물건으로 교환해갔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무래도 음식을 하는 주부들이다 보니 다들 난감해 하는 눈치다. 주부들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소동이 빚어지는 가운데 한편에선 큰 동요없이 기존에 구입했던 대로 하겠다는 주부도 있었다.

박모(여)씨는 “원래 소시지가 몸에 안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았느냐”며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다시 생각해보겠지만 일단은 원래대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먹일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6일(현지시간) 소시지, 햄, 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붉은 고기의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업계에서는 “국내의 경우 가공육 섭취량이 외국처럼 많지 않아 이번 발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면서도 확산하는 소비자 불안을 줄이는 데 부심하는 모습이다.

식약처는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관계부처와 협의해 전문가 자문단을 꾸리고 자체적인 위해평가 등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처의 최종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육가공식품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