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초ㆍ중ㆍ고 12년→10년, 취학 만6세→만5세’

새누리당이 저출산ㆍ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현행 학제를 1년씩 줄이는 중장기 방안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만5세로 낮아지고, 현행 ‘6(초등학교)-3(중학교)-3(고등학교)-4(대학교)년제’인 학제가 개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 사이에선 이견이 분분하다. 특히 일부 미취학 아동 학부모들 가운데서는 아직 어린 아이들을 일찍부터 경쟁으로 몰아부친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유치원 입학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내는 이들도 적잖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자녀의 취학유예를 고려하는 학부모들이 해마다 적잖은 상황에서 외려 입학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새누리당의 안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생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 윤모(36ㆍ여) 씨는 “8살에 입학해도 한글도 다 못 깨우치고 바지에 실례까지 하는 애들이 수두룩하다”면서 “8살조차도 수업 따라가는 걸 힘들어하는데 이보다 더 낮추면 어떤 학부모들가 안심하고 학교를 보낼 수 있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36ㆍ여) 씨는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아직도 또래보다 많이 작고 늦돼 입학을 1년 늦출까 싶어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마당에 1년 일찍 보내라니 아찔하다”고 말했다.

실제 만 5세 아동의 조기취학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5년 간 초등학교 취학 유예자수는 전국적으로 6만152명이었다.

이는 법적취학 연령보다 한 해 일찍 입학시키는 조기입학자 2만9114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숫자다.

또래보다 발달이 늦다거나, 홈스쿨링을 시키기 위해서 등 이유도 다양하다. 무한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해외 연수 등을 보내려고 자녀의 취학을 유예하는 학부모도 있다.

일각에서는 청년 일자리가 확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등학교 졸업연령이 최대 3살정도 낮아질 경우 자칫 10대 청년실업자만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데, 학교를 일찍 졸업시킬 경우 구직자만 늘어나게 돼 결국 취업 경쟁만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잠실에 사는 한 학부모는 “청년 일자리를 늘려 고용을 확대할 생각은 않고 학제 감축 등 탁상 행정으로 철도 들지 않은 아이들을 취업전선으로 내모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취학연령 단축 등 학제개편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유치원 입학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물론, 교육과정이 10년으로 줄어드니 부모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수 있어 양육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설령 학제개편이 사교육비 경감에 큰 효과가 없어도 일찍 들어가는 만큼 일찍 졸업하니 차라리 현직에 있어 부담이 덜할 때 내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도 적잖다.

그러나 수원의 한 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학제개편논의는 이미 십수년 전부터 다뤄왔던 논의지만,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 접은 정책”이라며,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취학연령이 단축되는 시기의 아이들과 직전 세대의 아이들이 동시에 취업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더욱이 이 교수는 “유치원이 공교육화 되며 과거와 달리 취학연령 단축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가 없다”며 취학연령 단축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에 대해 “당정회의 중 당에서 먼저 나온 얘기”라며 아직은 막 협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 정권에서 봐 왔듯 학제개편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고 말해, 이번에도 학제개편이 논의만 반복되다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실제 ‘취학연령 단축’은 지난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도 저출산 문제 해법으로 한 번 씩 거론돼 왔던 안이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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