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0일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종교인 과세 방식을 담아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의 조세소위 상정을 의결했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국회 차원의 종교인 과세 명문화 시도가 본격화 한 것이다. 하지만 여야 모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정부가 총대를 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초 종교인 과세는 정부가 2013년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듬해 1월부터 시행하려 했지만 종교계와의 협의가 부족하다는 국회의 지적 등에 따라 추후 재논의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소득세법 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명문화하려 했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내용을 보완해 올해 재시도에 나서는 것이다.
새 개정안은 세금을 물리지 않는 필요경비율을 소득이 4000만 원 미만이면 80%, 4000만∼8000만 원은 60%, 8000만∼1억5000만 원은 40%, 1억5000만 원 초과는 20%로 규정했다. 종교단체가 1년에 한 차례 소득을 자진신고해 세금을 내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개선된 부분이다.
그러나 이처럼 정부로부터 ‘뜨거운 감자’를 넘겨받은 기재위 여야 위원들은 대체로 과세 명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개신교의 반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대 의견을 내놓는 종교인들은 과세 자체를 거부하거나, 법률화 하지 않고 자진납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한 종교 단체는 “다음 총선에서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는 정당이나 의원들의 낙선 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이 반대표를 불러올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주도하는 모양새가 부담스럽기는 여야 매한가지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의원들이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에서 논의할 수 있는 길을 정부가 터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기재위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22일 “종교인 과세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원들이 많지만 사안의 성격상 종교계에서 공감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래야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검토해봐야 하지만 국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종교계를 설득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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