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라면을 공업용 쇠기름(우지)으로 튀긴다.”

1989년 검찰에 삼양식품을 겨냥한 익명의 투서가 날아들었다. 검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고 소비자들의 항의와 환불요구가 빗발쳤다. 불매운동도 이어졌다.

정부가 인체에 무해한 기름이라고 발표하며 사태를 진화하려 했지만 불안에 떠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8년의 법정싸움 끝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아 억울한 오명을 벗었지만, 깊게 찍힌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낙인까지 지울 수 없었다.

1963년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한 뒤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삼양라면은 시장의 대부분을 경쟁사에 빼앗기고 만다.

공업용 우지 라면 파동은 2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대표적인 먹거리 파동이다.

불량식품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얼마나 큰 지 가늠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2004년은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다.

경찰은 25개 식품회사가 단무지 공장에서 폐기되는 무 조각 등을 납품받아 만두소로 사용했다고 발표했고 정부는 해당 기업 리스트를 공개했다.

자투리 무는 식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쓰레기 만두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미국과 일본 등은 한국산 만두 수입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결국 명단에 오른 일부 중소업체들은 매출 급감으로 인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고, 한 업체 대표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0년대 들어서 중국산 식품 수입이 늘면서 중국발(發) 식품 파동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2000년에는 중국산 납 꽃게 사건으로 떠들썩했고, 2005년엔 시중에 유통되는 중국산 김치 10종의 납 함유량이 국산 김치에 비해 최고 5배 높다는 검사 결과가 발표되자 직접 김치를 담가 먹으려는 시민들로 국산 배추가 동이 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2008년에는 중국산 멜라민 분유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 사이에서 불안이 확산되기도 했다.

올해는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크게 흔들렸다.

내츄럴엔도텍 제품의 원료에 백수오와 비슷한 이엽우피소가 일부 함유된 것이 드러나면서다.

검찰은 지난 6월 업체 측이 고의로 이엽우피소를 섞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체계에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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