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오열 모습에 지켜보는 이들도 눈물 언제 또 만나냐…다시 만날 날까지 건강해라 北오빠 만난 南여동생 건강악화로 상봉 포기

65년의 잃어버린 세월 끝에 2박3일간 짧디 짧은 만남을 가진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1차상봉행사가 22일 마무리됐다.

남측 상봉단 96가족 389명은 이날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북측 96가족 141명과 아이러니하게도 ‘이별’과 ‘만남’의 의미를 동시에 담은 ‘작별상봉’을 끝으로 또 다시 남과 북으로 발걸음을 달리했다.

남측 상봉단은 작별상봉이 시작되기 전부터 북측 가족들을 기다리며 애꿎은 양손을 만지작거리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기약 없는 이별이 예고된 2시간의 작별상봉 동안 “헤어질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다. 언제 또 만나느냐”, “우리 오래 오래 살아서 꼭 다시 만나자”, “다시 만날 날까지 건강해라”라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일부 가족은 입도 떼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상봉장 곳곳에서는 짧은 메모와 즉석사진을 남기며 서로의 추억을 조금이라도 더 만들려고 애를 쓰는 모습도 보였다.

작별상봉이 끝나는 순간 금강산은 또다시 눈물바다가 됐다. 몇몇 가족들은 전날 단체상봉 때 “헤어지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난 게 어디냐. 우리 내일 헤어질 때 울지 말자”라고 약속했으나 끝내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가족들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남측의 지원인원들과 북측의 보장성원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작별상봉의 아픔은 전날부터 예고돼 있었다. 북측의 남철순(82) 할머니의 조카사위인 남측의 장도영(56) 씨는 지난21일 단체상봉 때 “이번에 이렇게 헤어지고 또 이산상봉을 신청하면 한번 만난 가족이니까 빼버리냐. 아니면 또 만날 수 있느냐”며 “한번 만난 가족은 신청자가 달라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첫날 다소 서먹서먹해하던 남북의 가족들은 날을 거듭하며 뜨거운 가족애를 확인했다. 북측의 김창호(87) 할아버지를 만난 남측의 여동생 김금순(75) 할머니 가족은 첫날 존댓말로 대화를 나누다가 둘째날부터는 반말을 주고받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고령의 상봉자들이 많다 보니 안타까운 장면도 속출했다.

북측의 오빠 염진봉(84) 할아버지를 만나러 금강산을 찾은 남측의 여동생 염진례(83) 할머니는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단체상봉을 포기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구조적 한계가 있긴 하지만 2박3일간의 이산상봉행사의 문제점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고령의 상봉자들은 짧은 기간 동아 6차례의 만남을 위해 잦은 이동을 하다 보니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만남이 거듭되면서 반가운 마음이 커지는 것과는 달리 신체적으로는 힘이 들어 목소리가 잦아들고 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봉자들도 상당수에 달했다.

북측의 강영숙(82) 할머니를 만난 남측의 사촌동생 강정구(81) 할아버지는 “이런 상봉행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렇게 한번씩 만나는 것 가지고는…”이라며 “개성이나 이런 데를 통해 서신교환이 수시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측의 한 상봉단은 “하루라도 쭉 함께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못하는 사정도 이해하고 이뤄질 수 없는 얘기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우리의 소망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산상봉과 관련해서는 생사확인, 주소확인, 서신교환, 상봉, 그리고 자유의사에 의한 결합이라는 원칙이 있다”며 “우선 남북의 노력을 통해 상봉규모를 늘리고 상봉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차 상봉행사가 남아 있긴 하지만 1차 행사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양 교수는 “1차 행사가 전반적으로 남북의 협조 속에서 잘 진행됐다”며 “북측이 남측에 대한 비난도 나름 수위를 조절하고 돌아가신 분의 사망일자도 확인해주는 등 성의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남북이 8ㆍ25 남북 고위급접촉 합의 이행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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