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내달 2일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금년 내 타결돼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9일 일본 언론과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조속히 제시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금년 내’라는 시점을 명시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문제를 올해 안에 매듭짓고 내년부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 2라운드 외교전 마무리=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및 열병식 참석을 시작으로 유엔총회 참석에 이은 미국 방문, 그리고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 등 일련의 굵직굵직한 정상외교를 통해 북핵해법과 한반도ㆍ동북아 정세 안정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왔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취임 후 처음이자 지난 2012년 5월 이후 3년 반만에 열리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한국 외교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 성격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이 위안부 문제를 매듭짓는 기회가 돼 서로 아픈 상처를 더 아프게 하는 일이 없게 됐으면 좋겠다”며 “과거로 인해 더 이상 서로 상처를 내거나 논란을 일으키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6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가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한 것보다 진전됐다는 점에서 양국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강제연행은 부인하지만 ‘전시하 여성의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는 만큼 접점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韓 균형외교로 동북아 외교정체 해소”=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 미국과 중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박근혜 정부의 외교 기틀을 닦은 1라운드에 이은 2라운드 외교전을 일단락하는 의미도 갖는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뎬안먼 성루에 올라 중국 전승절과 열병식을 지켜본 데 이어 10월에는 미국 국방부(펜타곤)을 방문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쳤다.
정부는 미중간 패권경쟁과 노무현 정부 당시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공식적으로는 균형외교라는 용어를 쓰는데 부담스런 눈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공인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박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중간지대’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해 꽉 막힌 동북아시아의 외교정체가 해소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그나마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성과라 할 수 있다.
다만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한국의 ‘중국경사론’이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데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유의미한 성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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