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부가 중ㆍ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보름이 흘렀지만 여야, 찬반 측의 극한 갈등과 대립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야당이 제기한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팀’ 의혹의 불씨가 여전하고, 국정화 확정고시 날인 11월 5일, 집필진이 일부 공개될 11월 중순, 국정교과서가 실제 발행될 내년 11월 등 국정교과서는 앞으로도 수차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11월 2일 교육부의 행정예고 기간이 끝나고 확정고시가 되는 5일에 또다시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서울대와 연고대 등 전국 60여 대학의 400여명의 역사 전공 교수들과 대규모 역사학회, 역사교사모임 등이 국정화 반대 및 집필 거부 선언을 해 왔기에 각계각층의 반대 의견과 여론에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11월 중순께는 국사편찬위원회가 꾸린 집필진이 발표되면서 다시 한번 거센 회오리가 몰아 칠 전망이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집필진 35~36명 중 적어도 대표 집필진 5~6명은 반드시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집필진이 발표되면 이들의 역사관과 그간의 학문적 성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물론, 과거 행적이 샅샅이 파헤쳐지면서 마녀사냥 논란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국정화가 당국의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1년여의 집필 기간이 끝나는 2016년 11월 말에 다시 한번 역사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아직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고 왜곡하지 말라”며 국정교과서가 ‘균형잡힌 교과서’가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시정연설을 통해 “역사 왜곡하거나 미화하는 일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대 측은 보수 진영이 역사학계의 90%를 ‘좌편향’이라고 규정한 바 있어, 어떤 교과서가 나오든 ‘우편향’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권내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정부는 왜곡 없는 균형잡힌 교과서를 주장하고 있지만 교학사 사태부터 지금까지 언행으로 미루어보면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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