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역사학계 뿐 아니라 일반교수들까지도 국정화 반대 성명을 내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28일 서울대 각 단과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우려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 소속 교수 370여 명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우려하여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서에서 “정부와 여당이 이 백해무익한 결정을 철회하고 분열과 대립이 아닌 대화와 통합의 길을 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존 집필거부를 발표한 역사학과 관련 교수들 외 다른 전공 교수 300여 명과 명예교수 등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성명을 통해 “국정화 강행의 본질은 교과서 서술의 문제나 역사학과 역사교육의 문제가 아닌 집권층 일각의 정치적 고려가 앞선 무리수”라며 “특정한 정치적 필요에 따라 단일한 해석을 ‘올바른’ 교과서하나에 담아 획일화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는가는 제국일본의 군국주의나 북한을 비롯한 일당체제 독재국가의 전체주의에서 이미 확인된 역사적 교훈”이라고 말했다.
교수진은 “국가와 사회의 미래는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에서 나온다”며 “역사는 단순히 사실 나열의 창고가 아니며 다양한 관점이 서로 어울리고 부딪히면서 깊은 성찰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와 여당은 현행 교과서가 주체사상을 비판없이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검정을 통과한 어떤 교과서에서도 그런 혐의를 찾을 수 없었다”며 “집권여당이 길거리 현수막까지 내건 일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대로 국정제를 시행한다면 역사교육은 의미를 잃게 될 뿐 아니라 학문과 교육이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헌법이 보장한 자율성, 전문성, 중립성을 침해당하게 된다”며 “정부와 여당이 근거없고 무모하며 시대에 역행하는 위험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을 취소하고 교과서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당부했다.
국정화 논쟁이 역사학과 외 타학과의 교수들이 집단적인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단계로까지 확산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에는 영어영문학과 등 건국대 교수 75명이, 지난 달 16일에는 고려대 인문사회계열 교수 160여명이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