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양영경 기자]새누리당 최대 쟁점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두고 지도부들이 입을 닫았다.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를 앞두고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뜨거운 격론이 예상됐으나 입을 맞춘 듯 모두 언급을 회피했다. 대신 노동개혁이나 추석 민심, 박근혜 대통령 유엔 방문 성과 등만 오르내렸다. 계파 갈등이 불거진 데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의총에서 안심번호제 도입을 두고 뜨거운 공방이 예고된다. 폭풍전야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입을 맞춘 듯 국민공천제 언급을 피했다. 이날 회의는 원래 오전 9시에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사전 비공개 회의가 길어지면서 26분가량 뒤늦게 시작됐다. 비공개회의에서 이들은 안심번호제를 두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공개회의에선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발언을 자제한 건 계파갈등이 불거지는 데 따른 부담감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긴급 회동을 거쳐 안심번호제에 합의한 이후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셌다. “문 대표와 친노계에 힘을 실어주는 졸작 협상”이라는 강도 높은 비난까지 불거졌다. 새누리당이 내홍을 겪는 모습이 집중 부각되면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도부 역시 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협상 당사자인 김 대표만은 안심번호제를 공식 언급했다.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새정치민주연합 안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또 “양당 공식기구에서 토론해 거부할 수도 있고 더 좋은 안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도 했다. 졸작 협상이 아니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끌려간 협상도 아니란 점을 분명히 밝히겠다는 의지다.
다른 의원들은 노동개혁, 박 대통령 외교 성과 등 덜 민감한 주제에 발언을 대부분 할애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핵 억제를 위한 공감대 형성을 만들었다”고 호평했고, 이정현 최고위원은 “농민이 농산물 가격 하락에 근심이 크다”며 당정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야당도 노동개혁에 당론을 모아서 대안 법안을 제출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진의원들 역시 선거제도를 제외한 다른 현안만 거론하며 안심번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비공개회의에선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안심번호제 도입 관련 법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박해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