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해야만 하는 이산가족의 아픔은 냉정하게만 보이던 북한 보장성원(지원요원)들조차 눈물을 감출 수 없게 만들었다.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행사가 22일 끝난 가운데 남북 이산가족들이 달콤하지만 짧은 2박3일간 만남을 가졌던 금강산은 통곡의 바다가 됐다.
이날 오전 마지막 만남이었던 작별상봉의 2시간이 다 흘러가고 ‘아리랑’과 ’고향의 봄‘, ‘다시 만납시다’ 등의 노래와 함께 ‘곧 상봉이 끝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상봉장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시간이 다 돼 북측 가족들이 하나둘 나가면서 상봉장 곳곳에선 오열이 터져 나왔다.
북측 가족들이 상봉장 밖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먼저 탑승하고나서 이제 남측 가족들이 나가도 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마자 몇몇 가족은 1, 2, 3, 4호 버스에 나눠 탄 북측 가족을 찾기 위해 뛰쳐나갔다.
한 여성 상봉자는 “오빠 어디갔어”라고 울부짖으며 버스를 주위를 맴돌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어렵사리 가족을 찾은 상봉자들은 버스 창 사이로 손바닥을 마주대고 “건강하래이”, “사랑해”, “곧 또 볼 수 있을거야”를 외쳤지만, 일부 상봉자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버스에 기댄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남북 이산가족들이 버스 창을 열려고 하자 북측 보장성원이 감기 걸린다며 창을 닫았지만 가족들은 다시 창문을 열고 이제는 언제 잡을지 기약할 수도 없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토해냈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북측의 남동생 정석교(82) 할아버지를 만나러 금강산을 찾은 남측의 정정숙(85) 할머니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서 일어나 동생의 손을 잡았다.
정석교 할아버지의 조카 윤종호(59) 씨는 정정숙 할머니를 부축하며 “이게 무슨 일이냐”고 울부짖었다.
북측의 형 김주성(85) 할아버지를 만난 남측의 동생 김주철(83) 할아버지는 형이 탄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 안보이게 되자 담배를 한 대 꺼내물며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가족들의 가슴 절절한 이별장면을 바라보던 북측 행사 관계자들도 슬픔을 참아내지 못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소속으로 알려진 한 여기자는 작별상봉이 진행되던 행사장에서 울먹거리며 이산가족들의 사진을 찍어 눈길을 끌었다.
북측 의료진도 연신 눈물을 닦아내긴 마찬가지였다.
작별상봉이 2박3일간의 일정 중 상봉단의 감정이 가장 격해지는 순간이라는 점을 감안한 듯 숫자가 대폭 늘어난 북한 보장성원들도 처음에는 예민한 모습이었지만, 버스 창 하나 사이로 남북의 가족이 갈라선 장면에서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 보장성원은 주변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계속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닦아내며 어렵사리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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