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1차상봉행사 마지막 만남인 작별상봉이 진행된 금강산은 또다시 울음바다가 됐다.
금강산에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빗방울이 떨어지다 작별상봉 때는 그쳤지만 잔뜩 흐린 날씨였다.
남측 96가족 389명은 이날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북측 96가족 141명과 2시간의 짧은 만남을 가졌다.
먼저 상봉장에 자리한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애꿎은 손가락과 손수건만 만지작거리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반갑습니다’ 노래와 함께 북측 가족들이 하나둘 상봉장으로 들어오자 여기저기서 반가운 웃음과 함께 이별을 예감한 울음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65년의 세월을 떨어져 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반가움,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분단된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러니한 장면이자 순간이었다.
북측 리흥종(88) 할아버지가 자리에 앉자마자 남측의 여동생 이흥옥(80)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오열을 터트렸다.
이흥옥 할머니는 오빠의 손을 잡고 입술을 파르르 떨며 “오빠 어떻게…, 오빠 어떻게…”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는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긴 딸 이정숙(68)씨는 손수건으로 아버지의 눈물을 닦아주며 “아버지가 이렇게 살아계시는지 누가 상상이나 했어요”라고 말하다 자신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정숙 씨는 아버지가 선물을 너무 많이 가져와 너희들은 어떻게 사느냐고 걱정하자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제 목숨도 드릴 수 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냥 아쉬워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짧은 시간인만큼 최대한 즐거운 추억을 만들려는 가족들도 있었다.
북측의 언니 리란히(84) 할머니를 만난 남측의 이경희(77) 할머니가 “내가 열다섯에 언니랑 헤어져 오늘 겨우 만났는데 오늘 헤어지면 또 언제 만나려고…”라며 아쉬워하자 리란히 할머니의 딸 오채선(54) 씨는 “우리 다 100살까지 살건데요. 통일 돼서 또 만나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리란히 할머니가 남측의 남동생 이철희(60) 씨에게 “팔씨름 해보자”라며 팔을 걷어붙이고 다가오자 이철희 씨는 일부러 져주고는 “제가 졌어요 누님. 우리 누님 아주 건강하시네”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2박3일의 짧은 일정의 마지막 순서였던 작별상봉을 마친 북측 상봉단이 버스편으로 먼저 이동했으며 남측 상봉단은 고성과 속초를 거쳐 귀환할 예정이다.
금강산 공동취재단=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