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가 기한 내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하지 못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논의도 원점이다. 국회의원 정수부터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까지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당초 정개특위는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는 결정하지 못했다. 획정위가 244~249석이라는 범위를 자체적으로 제시했지만 다시 공이 정개특위로 넘어온 이상 무의미해졌다.
최대 변수는 농어촌 지역구다. 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 헌재 판결에 따른 인구 편차 2:1을 지키고,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막는 방법은 비례대표를 줄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비례 축소를 방법으로 제안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반대한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내 농어촌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뒷짐만 지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같은 공전 상황 속에, 국회 정개특위 여야 의원들은 이번 주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수’ 싸움에 돌입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정개특위 여야 간사인 이학재, 김태년 의원과 함께 몇가지 안을 마련해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당의 최종 안(案)을 정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새누리당은 의원정수 300석을 유지하면서 지역구수를 현행 246석에서 250석까지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늘어나는 4석은 영남 등 농어촌 지역에 분배하는 것이다. 동시에 비례대표는 4석으로 줄어든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좀 더 고민이 많다. 300명 정수 안에서 농어촌 지역수 감소를 최소화하면서도 비례대표를 줄이지 않고, 그러면서 인구편차 2:1을 맞추는 방안을 사실상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당 내에서는 현 의원 정수에서 1% 늘린 303석으로 증원하는 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서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원유철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회동에서 불가하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면서 녹록치않아졌다. 300석을 유지할 경우 인구 상하한선 기준 조정을 통해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하겠다는 방향이지만 쉽지는 않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근 권역별비례대표제와 비례대표 축소안 ‘빅딜’ 의견을 밝힌 것도 이같은 고민에서 나온 대안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새누리당이 권역별비례대표제를 일부 수용할 경우 비례대표 수에 대한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당 내에서 비례대표 축소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법적 국회 처리 시한인 11월13일이 다가올 수록 농어촌 지역 의원들이나 의석수 감소가 예상되는 지역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셈법을 복잡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국회에서 농어촌 대표성 보장을 주장하며 농성을 진행 중인 여야 농어촌 지역 의원들은 특별선거구 설치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개특위원이었던 민현주 의원을 강원 원주갑 출신 김기선 의원으로 교체했다. 농어촌 지역 목소리를 더 강하게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