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한민국 미래 영공을 책임지게 될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이 4대 핵심기술 문제로 날개가 꺾일 위기에 놓였다.
정부와 군은 개발비와 양산비를 합쳐 18조원을 웃도는 단군 이래 최대 무기사업인 KF-X를 2025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이 4대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핵심기술은 다수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ㆍ추적 가능한 다기능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해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TGP), 전자전 교란(RF Jammer) 등의 통합기술이다.
정부와 군의 해법은 대략 3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국회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미국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만에 하나 4대 핵심기술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국내 개발과 제3국과의 기술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미국과의 협의와 관련해선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15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장관을 만나 4대 핵심기술 이전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이 자체 절차에 따라 결정한 내용인 데다 전세계 패권 유지ㆍ강화 차원에서 첨단 무기기술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번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터 장관은 한 장관이 지난 8월 KF-X 핵심기술 문제와 관련해 협조를 당부하는 서한에도 답장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군은 영국 레이더 제작사 셀렉스와 스웨덴 항공업체 사브,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타 등 제3국과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데다 제3국으로부터 기술을 들여온다 하더라도 KF-X에 장착될 다른 미국 기술과의 체계통합 등 호환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로 상이한 기술을 토대로 한 최첨단의 항공전자 장비들을 한 전투기 기체 내에서 체계통합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정부와 군이 마지막 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 자체개발하는 방안이다.
방위사업청은 앞서 4대 핵심기술 이전 문제가 불거지자 AESA 레이더와 관련, “경공격기 FA-50의 기계식 레이더 통합 경험으로 관련 기술의 90%는 이미 확보된 상태”라면서 “하드웨어는 국내 개발이 가능한 상태이며 소프트웨어는 제3국 업체에서 알고리즘 등을 획득해 국내에서 소스 코드를 개발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계식 레이더에 비해 정보처리 속도가 1000배가량 빠른 AESA 레이더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술이라고 우려한다.
정부는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AESA 레이더 등 4개 핵심기술 개발과 체계통합에 8000억원의 예산이 반영했는데 다른 국가의 경우 수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한 장관이 국방부장관으로는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가며 미국 설득에 나선 것 자체가 국내개발의 한계를 자인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군 예비역 준장인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은 “쉽게 말해 미국에 애걸하러 간 것인데 군이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립서비스 수준의 언급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의 기대에는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지금이라도 KF-X 사업과 관련해 전반적 재검토와 함께 추가 예산 책정 등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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