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조사단 최종보고서…“친러시아 우크라 반군 지역서 발사” -1983년 대한항공 007기 격추, 269명 전원 사망 사고와 판박이 -러시아는 “우크라 정부군이 발사, 미사일도 다른 기종” 반박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지난해 7월 298명의 사망자를 낸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17편 여객기의 추락 원인은 친(親)러시아 반군 점령지역에서 발사한 러시아산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피격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러시아는 구 소련 당시인 1983년 대한항공(KAL) 007를 격추시킨 전례가 있다. 당시 항공기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번 조사 결과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러시아는 비무장 민간 여객기를 군의 살상무기로 공격해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킨 반인륜적 범죄로 국제적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네덜란드 안전위원회가 이끄는 MH17편 추락사고 국제조사단은 13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최종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네덜란드 안전위원회의 테이베 유스트라 위원장은 “MH17편은 조종실 좌측 외곽에서 미사일 탄두 폭발로 추락했다. 이 탄두는 러시아제 부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9М38М1에 장착되는 종류”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공대공 미사일이 여객기를 공격했을 가능성이나 여객기 내부 폭발이 사고 원인이 됐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MH17편은 작년 7월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가던 중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 상공에서 격추돼 승객 283명과 승무원 15명 등 298명이 모두 숨졌다.
네덜란드인은 196명 사망했다.
당시 추락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던 곳이었다.
국제조사단 보고서는 MH17편은 러시아산 지대공 부크미사일에 피격됐다고 결론내리면서 미사일 발사 지역을 러시아가 지원하는 우크라 동부 분리주의 반군 점령지로 특정했다.
국제조사단은 “미사일이 반군 점령지역이 아닌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있는 다른 지역에서 발사됐을 수도 있다”는 러시아의 반론을 일축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러시아에 대해 말레이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의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한 범죄 수사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네덜란드 주도 국제조사단의 결론과 배치되는 다른 보고서를 발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미사일 생산 전문업체 ‘알마즈-안테이’ 사장 얀 노비코프는 이날 네덜란드 보고서가 나오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 전문가들의 두 차례에 걸친 자체 실험 결과 말레이 여객기는 사고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통제하고 있던 지역에서 발사된 부크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노비코프는 두 번째 실험에서 사고기인 보잉 777 대신 보잉과 동체 모양이 유사한 러시아제 중단거리 여객기 일류신(Il)-86을 이용해 미사일 공격 가상 실험을 했다면서 그 결과 “여객기를 공격한 미사일은 부크의 한 종류인 9М38이며 미사일은 스네즈노예가 아닌 자로셴스코예 지역에서 발사됐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9М38은 러시아가 1986년부터 생산을 중단했고 2011년부터 러시아군에서 퇴역한미사일 기종이다. 사고 당시 스네즈노예는 반군의 장악하에 있었으며 자로셴스코예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통제하고 있었다.
국제조사단과 러시아가 여객기 참사 원인에 대한 조사 결론을 전혀 다르게 내놓으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국제 법정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결이 막바지로 치닫던 1983년 9월1일 대한항공(KAL) 007기가 정규 항로를 이탈 소련 영공으로 들어갔다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KAL기를 격추한 소련 전투기 조종사 겐나디 오시포비치(Gennadi Osipovich)는 2013년 언론 인터뷰에서 KAL기를 정찰기로 확신하고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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