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노동개혁 두개 쟁점과 5대 입법 추진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이 노사정 합의 파기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정부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 등 두 가지 쟁점을 연내 추진하고, 비정규직법 등 5대 입법을 올 정기국회 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노동계는 이들 쟁점과 5대 입법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추진은 노사정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21일 “이들 사안은 노사정이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한다고 합의한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연내 처리를 강행한다면 이는 합의문 파기고, 이번 합의의 무효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20일 정책조정협의회를 열어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정해 연내 시행할 수 있도록 협조키로 했다. 일반해고 지침은 업무부적응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연내 시행이란 시한이 붙으면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노사정 합의문에는 이들 쟁점에 대해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노사정이 협의를 통해 추진키로 한 사안을 정부가 올해 안에 시행하겠다는 것은 합의문 왜곡이자 파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 16일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 개정안 등 5대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것에 대해 정부가 동조한 것도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노총은 발의된 법안 중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허용업무 확대, 실업급여 하향 조정, 근로시간 단축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우선 기간제법에는 현재 2년으로 제한된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본인이 원하면 2년 더(4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견법도 55세 이상 고령자, 고소득 전문직, 주조, 용접 등 제조업 부문의 파견 업무를 허용했다. 비정규직 사용 기간과 범위가 확대된다며 반대해 온 노동계는 이에 합의한 바 없다며 맞서고 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실업급여 제도도 구직급여 하한액이 기존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하향 조정되면서 노동계는 실업급여가 전 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8시간 내 기본급의 50%, 8시간 초과시 100%로 규정했다. 반면 노동계는 시간에 관계없이 100% 규정을 주장하면서 결국 합의문에 빠졌지만 이번 법안에 포함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새누리당의 5대 법안 발의는 입법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지 노사정 합의 파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하려면 지금 관련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노동개혁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그동안 노사정이 협의해 대안을 마련하면 법안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