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 5월 발생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에 대해 3개월째 수사 중인 검찰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검찰 수사까지 미진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번 주중 미군 탄저균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전성원)에 탄저균의 위험성과 과거 유사사례 등을 알리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그동안 검찰이 오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이 비활성화된 균이란 이유로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수사에 소극적이었다는 게 민변의 주장이다.
검찰은 지난 6월 민변 등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7월 말 고발인 조사를 한 차례 벌인 바 있다. 통상적인 고발사건 수사 절차에 따라 현재 참고인 조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측은 ‘탄저균은 전부 살균처리(비활성화 조치)를 해 위험하지 않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우리 정부에 전달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탄저균이 비활성화됐다고 해서 위험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미생물 전문가들은 “비활성화된 탄저균이라도 일정 온도나 조건이 되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활성화 여부를 구분하는 게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민변 관계자는 “미국은 1979년 소련에서 탄저균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화학무기의 증거라고 주장하며 생물무기금지협약(BWC) 위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소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정황이 더 확실하고 증거도 더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당시 미군 측이 보낸 탄저균이 활성화된 균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지난 4일 새정치민주연합 주한미군 탄저균 비밀반입사건 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미군이 죽은 균인 줄 알고 보낸 탄저균이 살아 있는 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주한미군 탄저균 사고를 조사하는 한ㆍ미 합동실무단은 이번 주 후반께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내달 8일 국방부 종합국감에서 한ㆍ미 합동조사 결과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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