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외국인 매도세가 정점을 지났다.(동부증권 A연구원. 8월24일)”, “코스피가 2000까지 반등할 것.(한국투자증권 B연구원. 8월28일)”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면서 증권사 연구원들의 전망이 번번히 빗나가고 있다. 숫자 예측은 틀릴 수 있다지만, 방향성조차 예측하기 힘든 장세가 이어지면서 구체적인 전망치 제시를 꺼리는 ‘전망 기피증’ 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증권가에선 ‘로또 확률’과 ‘주가 예측 확률이 같아졌다’는 우스개도 나돈다. 로또 확률이 반반(당첨 되느냐, 안되느냐)이니, 주가 예측도 그정도로 어렵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는 얘기다. 기상청은 비 올 확률 ‘50% 전망’을 내놓지 않는다. 의미 값이 ‘제로’기 때문이다.

A연구원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정점을 지났다고 예측한지 3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정점이 지났으면 매수세 유입이 뒤를 이어야 하겠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은 기록적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개장 직후 잠깐 매수세를 보이다 이내 매도우위로 장을 마감하는 날이 2주 넘게 계속 되고 있다.

정점을 지났다는 예측이 보기좋게 빗나가자, 매도세 장기화 전망이 늘고 있다. 기록적인 외국인 자금의 매도세가 주로 영국계 자금이라는 점을 근거로 추세 매도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영국계 자금은 3개월씩 추세를 탄다. 계속 더 팔 것”이라 내다봤다. 떨어지면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 오르면 더 오른다는 전망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한국투자증권 B연구원이 제시한 코스피가 2000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도 빗나간 예측이다. 전망 제시 직후인 9월 초, 코스피는 기록적인 낙폭을 보이면서 곤두박질 쳤다. 1900선은 재차 무너졌다. B연구원이 지난달 28일 ‘코스피 2000 전망’을 내놓은 것은 25일부터 28일까지 내리 4일동안 코스피가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오르니 더 오를 것’이란 관성적 전망이었던 셈이다.

한국 증시의 오름과 내림의 방향성을 예측키 어려워진 것은 고려 변수들이 워낙 다양해 진 탓이다. 미국 증시가 올라도 한국 증시가 떨어지고(9월 14일), 중국 증시는 크게 떨어졌지만 한국 증시는 상승(9월 15일)하는 날 수가 늘어났다. 미국과 중국 증시와 한국 증시가 거꾸로 가는 거래일이 늘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요즘 같은 장세에선 숫자 예측을 했다간 크게 틀릴 가능성이 높다. 간밤에 미국 증시를 보고, 오전엔 중국 증시 개장까지를 봐야 코스피 마감 밴드를 예측할 수 있다”며 “구체 예측은 않는게 상책인 것이 요즘”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