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표들이 대타협 합의문에 최종 서명하면서 노동시장 개혁이 본격화 한다. 특히 최대 쟁점이었던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가 일단 타협으로 해결되면서 산업현장에 적용될 법적장치들에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노사정위원회 본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노사정 대표들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합의문에 최종 서명했다. 이로써 두 가지 쟁점인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을 포함한 65개 항에 대한 기준과 절차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마련되고, 국회에 관련 입법이 추진된다. 김대환 노사정위 위원장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노사정을 포함한 전 사회적인 실천과 협력이 절실하다”며 “합의문에 담긴 타협안이 입법화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온전히 녹아내릴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사업 현장에서는 근로자의 채용과 해고, 임금 체계 등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성과가 낮은 업무부적응자나 근무불량자도 해고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가 담긴 일반해고 지침이 마련된다. 그동안 근로기준법상에는 징계해고나 정리해고만 가능했지만 성과 부족이나 근로 태만 등의 이유로도 해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성과에 따른 해고 시 법적 소송 등 현장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어 법과 판례를 토대로 일반해고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담은 지침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취업규칙 변경요건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의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도 불가피해진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로는 취업규칙을 바꾸려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하지만, 이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동의 없이도 취업규칙 변경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내년부터 정년 60세 연장이 의무화됨에 따라 기업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이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부당 해고 등 현장에서의 분쟁을 최소화도록 조속히 관련 지침을 만들되 이를 법제화하는 것은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실업급여 등 사회안전망도 보다 확대된다. 실업급여의 경우 실직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까지 인상되고, 수급기간도 현행 90∼240일에서 30일씩 늘어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도 실업급여 예산에 올해보다 1조원 많은 5조1000억원을 배정했다. 근로시간도 최대 주 68시간에서 52시간(특별연장근로 포함 60시간)으로 단축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출퇴근 시 산업재해도 인정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도 마련된다.

한편 노사정은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운영을 내년 9월 18일까지 1년 연장해 합의서에 담긴 후속과제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