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군사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판결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사법원의 솜방망이 판결이 남발되며 군 범죄에 대한 선고유예 비율이 일반 형사사건의 5.5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이 9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민간 형사사건의 1심 선고유예 비율은 2011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1.8%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보통군사법원, 육ㆍ해ㆍ공군 군사법원의 1심 선고유예 비율은 9.3%로 5.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은 10건에 1건 꼴로 선고유예가 쏟아졌다. 선고유예는 1년 이하 징역ㆍ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을 선고 받은 경우 말썽 없이 유예기간을 보내면 형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가벼운 범법 행위로 인해 평생 전과자 낙인이 찍히는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인 것이다.

그런데 군사법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죄목들 살펴보면 ‘가벼운 범죄’와는 크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강간ㆍ추행 등 성범죄자와 마약류 관리법 위반자, 뇌물, 횡령ㆍ배임죄는 물론 국가보안법ㆍ군사기밀보호법 위반자들도 선고유예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이적단체 가입 혐의자와 2급 군사기밀을 외부 반출하려다 적발된 군인ㆍ군무원도 있었다.

정 의원은 선고유예 남발 군인연금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고 이상 형을 받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 군인연금법에 따라 퇴직급여ㆍ퇴직수당이 50%로 깎이지만, 선고유예 판결은 아무런 연금 제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군 법원이 ‘제식구 감싸기식’ 판결로 군인연금만 지켜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군사법원 1심 재판장 중 무경력 재판장의 비율이 지난 7월 기준 433명 중 323명으로 75%에 육박하는 점도 미숙한 판결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정 의원은 “군사기밀을 유출하거나 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유예 기간만 무사히 보내면 확정형도 면제받고, 제적도 안되면서 연금까지 지킬 수 있는 셈”이라며 “군은 제도를 악용해 가면서까지 제 식구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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