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앞으로 금융기관의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다. 특히 그간 상대적으로 낮은 과태료ㆍ과징금으로 인해 솜방망이 논란을 빚었던 금전제재도 대폭 상향 조정된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금전제재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과태료는 약 2배, 과징금은 약 3~5배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또 그간 직원 개인에게 건건이 책임을 묻던 관행 등 금융권을 옥죄는 당국의 제재 행태도 바꾸기로 했다. 금융제재의 중심축을 개인에서 기관이나 금전제재로 전환을 꾀하는 한편, 금융권에 만연한 보신주의를 없애기 위해 고강도의 칼을 빼들겠다는 것이다.
▶개인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기관 제재로=금융위원회가 2일 내놓은 ‘금융분야 제재개혁 추진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직원 잘못은 금융당국이 따로 제재하지 않고 금융기관이 자체 징계하는 방향으로 금융제재의 틀이 바뀐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에 대한 신분제재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보신주의 같은 보수적 업무행태를 유발하고, 금융기관이 자율적 내부통제 역량을 가로막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직원제재는 원칙적으로 금융기관이 자율처리하는 체제를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제재의 틀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자율처리대상을 ▷견책→감봉 이하로 확대하고 ▷임원이 감독자로 관련된 경우에도 적용하며 ▷비지주계열 저축은행 등 미적용 권역에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 임직원의 위반행위에 대해선 일정기간(5년)이 지나면 제재하지 않는 ’제재시효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대신 금융기관의 경영방침, 내부통제 소홀 등으로 인한 위반행위에 대해선 기관에 책임을 묻도록 했다.
금융위는 우선 중대한 위반행위, 소비자 피해가 큰 경우 기존에는 기관경고 등 상대적으로 약한 징계만 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단기 혹은 일부 영업정지 같은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또 단일 검사를 통해 적발된 기관의 위반행위가 여러건일 경우 제재를 가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경합가중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가령, A은행이 종합검사에서 기관주의에 해당하는 위반사항을 4건 적발했을 때에 기존엔 기관주의 조치만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기관경고까지 조치할 수 있게된다.
금융위는 다만, 대주주 적격 제한기간을 1년으로 단축, 기관경고를 받으면 통상 3년간 여타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수 없어 신규사업 진출에 어려움이 따르는 문제는 개선하기로 했다.
▶솜방망이 금전제재, 대폭 강화…과징금 3~5배 인상=금융위는 특히 솜방망이 논란을 빚어왔던 금전제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금전제재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부과금액도 현실화 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법령 위반에 따른 부당이득은 통상 막대한 반면, 제재금액은 지나치게 적어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등 낮은 과태료ㆍ과징금으로 인해 징벌 및 부당이득 환수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금전제재를 통해 부당이득 환수 및 징벌적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도록 부과금액 현실화와 부과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우선 은행의 비업무용 자산 등의 미처분이나 보험업법상 잉여금의 분배 위반 등과 같이 금전제재 부과대상을 확대하고, 현재 자본시장법 등에만 도입돼 있는 ‘영업정지 갈음 과징금’을 은행법, 지주법, 보험업법 등 여타 금융법에도 확대 도입하고, ‘기관경고 갈음 과징금’도 신설하기로 했다. 또 동일ㆍ유사 위반행위에도 불구하고 법률에 따라 금전제재가 다른 점도 고치기로 했다.
금융위는 특히 현행 500만~5000만원 수준의 과태료 부과한도를 지주ㆍ은행ㆍ증권ㆍ보험의 경우 기관은 1억원, 개인은 5000만원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사실상 과태료를 배 이상 올리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또 과징금 산정방식을 전면 개선해 과징금을 기존보다 3~5배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가령, A보험사가 과거 2년간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문구가 기재된 부당광고 등을 통해 총 5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뒀을 경우 기존에는 과징금이 2억4500만원에 불과했으나 앞으로는 10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과징금만 4.3배 가량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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