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 기자ㆍ 이연주 인턴기자] 최근 세계 고급 리조트 산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오지화(奧地化)’다. 과거에는 풍광이 좋으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화려한 시설을 갖춘 리조트를 건설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아무나 쉽사리 접근 하기 힘든 오지에 리조트를 짓는게 하나의 트렌드다. 찾아올 수 있을 만큼 시간과 돈이 넉넉한 진짜부자들만 오라는 의미다.

최고급 리조트 브랜드인 아만(Aman)사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아프리카의 사막 한 가운데, 인도차이나의 밀림속, 카리브해의 무인도, 몽고의 초원 등과 같은 오지중에 오지에 떡하니 리조트를 세워났다. 왠만큼 고생하지 않고서는 찾아가기도 힘든 곳에 리조트가 있다. 잘 될까 싶지만,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천편일률적인 리조트에 질린 슈퍼리치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왠만한 부자들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 슈퍼리치들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런 성향의 슈퍼리치들을 ‘혹하게’ 할 만한 거대 프로젝트가 하나 진행되고 있다. ‘아밀라라 프라이빗 아일랜드 (Amillarah Private Island)’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네델란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모여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개인들을 위한 섬을 ‘만드는’ 사업이다. 섬을 개인에게 사고 파는 일은 제법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관심을 끄는 것은 ‘섬이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움직인다’는 데 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집과 해변, 수영장, 정원, 요트격납고, 헬기착륙장 등 고객이 원하는 구조대로 사이즈대로 인공섬을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필요하면 섬을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얼핏 허황된 일 같지만 디자인, 건축 강국인 네덜란드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두 손을 보태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우선 전체적인 섬의 디자인 부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상가옥 건축가 쿤 올트후이스(Koen Olthuis)가 맡았다. 이미 세계각지에 여러가지 형태의 수상 가옥 디자인을 통해 자신이 역량을 보여온 인물이다. 타임지에선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의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건축은 네덜란드의 항만, 해양구조물 건축 회사 더치 도클랜드 (Dutch Docklands)가 맡았다. 올트후이스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부동산 전문가 폴 반 드 캄프(Paul Van de Camp) 함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건축을 해야한다는 취지로 설립한 회사다. 이미 내년 12월에 오픈할 바다 위에 떠다니는 눈꽃 모양의 ‘크리스탈 호텔’을 시공중이다. 각국의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고객들의 취향과 주거스타일을 최대한 반영 한 섬을 제작할 예정이다.

섬의 판매는 크리스티 인터내셔널 부동산(Christie‘s International Real Estate)이 맡았다. 소더비와 함께 세계 경매산업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그 크리스티사가 설립한 부동산 회사다. 크리스티사는 95년도부터 부동산업에 뛰어 들면서 고급 저택, 부지 등을 취급해왔다. 크리스티 인터내셔널 부동산의 최고경영자(CEO)인 댄 콘 (Dan Conn)은 “물 위에 섬을 개발하는 이 기회를 통해 더치 도클랜드 회사가 지닌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증명하게 될것”이라고 자신했다. 더치 도클랜드의 CEO 캄프도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아밀라라라는 고급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눈 높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는 일”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섬을 건설하는 데 있어 환경적인 측면도 만전을 구했다. 해양탐험가이자 해양환경운동가 장 미셸 쿠스토 (Jean-Michel Cousteau)가 설립한 오션퓨쳐스소사이어티(Ocean Future Society)를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친환경 부분을 맡게 했다. 섬의 기반이 될 인공암초들의 소재와 형태 부터 섬의 설치후 인근 생태계의 변화등을 이 팀이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다. 이미 세계각지에서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 슈퍼리치들 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인공섬을 관광자원으로 이용하려는 국가적 차원의 수요도 몰려든다. 이미 몰디브 정부와 함께 국제 공항에서 배로 2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석호에 10군데의 섬을 만들기로 합의했고, 두바이의 부동산 회사 오큐야나(OQYANA)와 33개의 섬을 제작하기로 계약을 맺은 상태다. 미국 부호들의 주문을 받아 마이애미에도 30개의 섬을 건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