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영화 ‘암살’의 성공에는 최동훈 감독과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 환상의 콤비가 있었다. 이들은 부부애를 뛰어넘은 파트너십으로 영화를 완성, 마침내 1000만 흥행을 일궈낼 수 있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암살’의 1000만 기념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동훈 감독과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 배우 이정재, 하정우, 박병은 등 출연진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소감과 못 다한 영화 뒷 이야기, 향후 계획 등을 전했다.
이날 최동훈 감독은 ‘암살’의 1000만 흥행에 대해, 아무래도 영화가 전작 ‘도둑들’보다 무거운 느낌이다보니 손익분기점(700만)에 못 미치게 관객이 들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암살’의 제작비는 이미 180억 원 수준. 최 감독은 “결혼식 장면 등을 축소했으면 100억 수준으로 찍을 수도 있었겠지만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 측에서도 최 감독의 포부를 받아들이면서 관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제작사 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는 잘 알려진대로 최동훈 감독의 아내다. 최 감독은 안 대표와 누구보다 좋은 파트너라며, 안 대표가 영화를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대개 최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 부산 등에 내려가 하루 16시간씩 일하며 20일 가량 머무르다 올라온다. 그렇게 녹초가 돼서 집에 돌아와 씻고 나오면 안 대표가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데 그 때가 말할 수 없이 떨리는 순간이라고. 이후 이런저런 의견 교환이 이뤄진다. ‘암살’에서 안옥윤과 미츠코가 처음 맞닥뜨리는 장면의 경우, 애초 설정은 안옥윤이 미츠코를 덮치는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이 의견을 나눈 끝에 역으로 바뀌게 됐다.
안수현 대표는 이날 ‘호사다마(好事多妨, 좋은 일에는 방해가 많이 따른다)’라는 표현으로 최근 ‘암살’을 두고 불거진 표절 논란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아마 광복 70주년을 의식하고 영화 만들었다면 이런 결과(1000만 흥행)가 안 나왔을 지도 모른다”며 광복 70주년인 광복절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점이 본인도 신기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암살’은 특정 시기와 관계없이 최동훈 감독이 진작에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다는 점이 안 대표에게도 가장 중요했다. 최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면 제작하는 입장에서 안 대표도 이것저것 의견을 낼 수 밖에 없는데, “지적하기야 쉽지만 직접 쓰는 입장에선 얼마나 힘들겠느냐”고 감독의 고충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또, 안 대표는 흥행도 흥행이지만 ‘암살’로 인해 안옥윤으로 대표되는 여성 독립운동가가 주목받은 점과 월북을 이유로 그 공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항일투사 김원봉과 같은 인물이 재조명된 것에 의미를 뒀다.
한편, 이날 자리한 배우들도 ‘암살’의 1000만 흥행에 한 목소리로 기뻐하며 근황을 전했다.
‘염석진’의 노년 연기를 위해 15㎏이나 감량했던 이정재는 “최근 다시 살을 찌우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는 한·중 합작영화 ‘역전의 날’ 촬영에 한창이라고 밝혔다.
처음으로 ‘1000만 영화’를 필모그래피에 추가한 하정우는 최근 자신을 찾는 전화가 확실히 더 많아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와이 피스톨’이 ‘군도’의 돌무치나 ‘허삼관’ 때와 외모적으로 크게 다른 지 모르겠는데, 여성 팬들이 환호하는 점이 놀라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자신의 3번째 연출작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10억 미만 저예산의 블랙코미디가 될 거라며, 이경영을 비롯해 이정재, 조진웅 등을 출연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군 사령관 가와구치 역을 맡았던 박병은은 ‘암살’의 흥행으로 확실히 알아보는 분들이 늘었다며, 최근엔 버스에서 자신을 알아본 여학생들과 셀프카메라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아울러 일본어로 된 대사를 통째로 달달 외워가 오디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암살’ 캐스팅 뒷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