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 증시가 세계 주요 증시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개미들의 눈에 피눈물이 고이고 있다. 지난 6월말 중국 증시를 강타한 ‘폭락장세’가 두달이 지난 8월 한국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자살자가 속출하자 한국 인터넷 상에서 떠돌던 ‘양쯔강물 덥혀 놓으라’는 조어가 이제는 ‘한강물’로 바뀐 채 나돌 고 있다. 한강 수온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개미 ‘거꾸로 투자’= 8월 들어 14거래일 동안 개미들의 투자는 모두 ‘거꾸로 투자’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8월 들어 개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금액 기준)한 10개 종목 전부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적게는 3%에서 많케는 20% 넘게 급락한 종목도 있었다.
반면 개인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 10개 가운데 5개는 상승, 1개는 보합, 4개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산 종목은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는 속설이 재확인 된 셈이다.
개인의 순매수 금액이 가장 큰 종목은 SK하이닉스로 모두 1418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되자 SK그룹 관련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세간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그룹은 40조원이 넘는 자금의 투자처를 물색중이고, 이 자금중 상당수가 SK하이닉스에 투자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게 나온 바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이달들어 10%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특히 최 회장 사면 이후인 지난 17일부터는 내리 사흘간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종목도 개인들이 집중매수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졌고 합병이 성사되자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본 개미들의 자금이 두 종목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16%, 제일모직은 1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2~3% 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큰 하락폭이다.
반면 개인들의 순매도 액수가 가장 큰 현대차의 경우 보합세를 기록했다. 개인들이 922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한 기아차는 오히려 5.92% 올랐다. 세번째로 순매도 금액이 컸던 다음카카오와 네번째인 에스엠은 3.56%와 27.80% 각각 올랐다. 5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던 한미약품은 6% 넘게 하락했다.
▶개미들 자조에 ‘퐁당 앱’ 등장= 지난해 수능 직전 출시돼 ‘자살 권장’ 어플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던 ‘퐁당 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한강 수온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애플리케이션 이름 ‘퐁당’과 ‘한강 수온 직접 재러 가지 마시라’는 애플리케이션의 자체 안내 문구는 ‘자살’을 연상케 만든다.
한 누리꾼은 코스닥 폭락 각도가 ‘무섭다’면서 퐁당앱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글에 한 네티즌은 ‘같이 가시져’라고 남겼고, 다른 이는 ‘제주도 수온 체크 해주는 것은 없냐’고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제가 주식을 하니 2000을 웃돌던 코스피가 이렇게 되네요. 세계 경제에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썼다.
깡통계좌들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했다가 특정 가격 이하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증권사는 자금 회수를 위해 강제로 주식을 팔아치우는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이 때문에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한 계좌 가운데 일부는 반대 매매로 인해 잔고가 ‘0 원’이 되는 깡통계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 ‘돈잔치’=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 호황을 누렸던 증권사들은 임직원들에게 넉넉한 급여를 지급했다. 가장 많이 연봉이 오른 기업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176% 오른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임직원 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5400만원보다 33% 증가한 7200만원을 기록했다.
여타 증권사들도 직원들의 급여가 대폭 올랐다. 상반기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고 한국은행이 연거푸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채권평가 이익도 덩달아 오른 것이 원인이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연봉 증가율이 53.8%를 기록했다. 상반기 만큼 하반기 실적이 나올 경우 직원 평균 연봉액수가 1억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 사장들도 푸짐하게 챙겼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상반기에만 보수 13억원을 받아 ‘연봉 킹’에 올랐다. 상여금 액수만 8만7600만원에 이른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2위(12억4000만원)를 기록했고, 이 회장의 아들 양홍석 사장은 5억1300만원을 받았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포상금 6억원을 포함해 모두 10억85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전 대표와 권기현 부국증권 전 감사는 퇴직소득이 포함돼 10억원 이상씩을 수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