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신대원 기자]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일촉즉발로 치닫던 남북 대치 국면에서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사흘째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나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 가까이 무박 2일 협상을 벌였고, 같은 날 오후 3시30분 접촉을 재개해 24일 오전 9시 현재까지 17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는 남측에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남북 고위급 접촉 진행 상황과 관련, “현재 이 시간에도 남북의 고위급 대표가 엄중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장시간 팽팽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흘째 협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는 것은 이번 접촉을 갖게 된 직접적 배경이 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남북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측은 2명의 부사관이 중상을 입은 지뢰도발과 관련해 북측이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대한 ‘주체가 분명한 사과 혹은 유감’ 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측은 지뢰와 포격도발에 대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대북심리전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수차례의 정회를 거듭하며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북측이 직접 대면보고를 하고 있는 것도 회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북회담 때 군사 관련 등 민감한 사안의 경우 미국의 도감청을 우려해 통신 대신 최고 의사결정권자에게 직접 대면보고를 하는 북한의 관행 관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남북은 이와 함께 접촉이 장시간 이어짐에 따라 지뢰와 포격도발 등 군사적 사안 외에도 5ㆍ24 조치 해제, 이산가족상봉 문제,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접촉이 장기화되면서 결과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도 엇갈리고 있다.
남북이 사흘째 대화를 이어가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고, 북한이 고위급접촉 소식을 전하면서 이례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은 낙관론의 근거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 북한이 도발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대신 남북 관계의 긴장 상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측이 이를 받아들이는 수준의 합의가 나올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남북이 한 차례 더 정회한 후 추가 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남북이 판문점에서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첨예한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남북의 입장과 원칙이 워낙 팽팽히 맞서고 있어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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