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자산(290조원)규모 국내 1위인 ‘KEB하나은행’의 초대통합은행장에 함영주(59)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부행장이 깜짝 내정됐다. 내정자로 내달 1일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지만 존속법인인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이 100% 갖고 있는 만큼 은행장이나 진배없다.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의 양강 체제에서 다크호스로 꼽혔지만 결국 그는 초대 통합은행장이란 역사에 오르게 됐다.
▶일류은행 도약 위해 사회적책임 다할 것=함영주 내정자는 2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청년실업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함 내정자는 “프리젠테이션에서 통합은행이 일류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영업력 강화와 함께 최근 심각한 문제인 청년실업에 대한 하나금융의 사회적책임 부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런 그의 면모는 화학적 통합 적격자란 평가와 함께 최근 청년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그룹의 지향점에 부합한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그는 “창업학교 등의 방식으로 청년창업에 적극 지원하고 채용확대 부분도 적극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적 통합, ‘방책 있다’… 나도 피인수은행 출신=함 내정자는 KEB하나은행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화학적통합’을 꼽았다. 그는 “통합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어우르는 작업”이라며 “‘덕장형’ 은행장이 돼 3개월 안에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직후 양 조직문화 융합만 담당하는 별도조직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기적인 조직일체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 조기에 하나된 KEB하나은행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가 화학적 통합의 적격자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남다른 그의 성품에 있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적이 없다”는 말로 그의 35년 뱅커로서의 인간관계를 평가했다. 뛰어난 실적도 모두 혼자가 아닌 팀으로 만들어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그는 직원들과의 소통의 비결로 “상대보다 낮추고, 상대보다 밑지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내정자는 충청영업그룹 대표 당시 1000여명이 되는 전 직원의 이름과 생일, 신상과 애로사항을 모두 꿰고 있었다는 점은 유명한 일화다.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조성은 ‘하나ㆍ외환’ 통합은행장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요건이다. 노사갈등은 양 은행의 통합을 지연시키며 큰 생채기를 냈다. 함 내정자는 “나도 피인수은행(서울은행) 출신으로 외환은행 직원들과 노조의 고민이 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진정성으로 다가 가겠다”고 다짐했다. 함 내정자는 내달 1일 오전 취임식 직후 가장 먼저 외환은행 노조 사무실을 찾을 예정이다.
▶목표는 영업력, 나의 강점도 영업력=화학적 통합과 함께 KEB하나은행의 가장 큰 과제는 영업력 강화다. 순탄치 않은 통합과정을 겪으면서 저조한 실적 만회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올해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44%까지 떨어진 상태다. 신한은행 1.5%, 국민은행 1.6%, NH농협은행 2% 등 경쟁 은행들과 비교해 최하위 수준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23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떨어졌다.
함 내정자는 “ ‘현장’, 그리고 ‘영업’에 자신이 있다”면서 “앞으로 ‘영업제일주의’를 강조해 강력한 영업력을 토대로 리딩뱅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부문에 치우친 수익 비중을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 해외 영업 부분, 자산관리본부, 자산운용, IB(투자은행)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국내부문 총괄 부회장,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해외 부문 총괄 부회장을 맡아 함 내정자와 발을 맞줄 예정이다.
▶영업부문장, 또 다른 ‘개천용’ 발탁되나=함 내정자는 소위 ‘개천에서 난 용’(개천용)이다. 그래서 별명도 ‘시골 촌놈’이다. 1956년 충남 부여군 은산면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의 집은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전기가 들어왔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논산 소재 강경상고를 입학한 그는 졸업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주경야독으로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촌놈이었던 그는 뛰어난 영업실적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했다. 피인수은행출신에 상고 출신 말단 행원에서 행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수석부행장 격인 영업부문장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마케팅그룹, 자산관리그룹 등과 지역 영업망을 총괄하는 중책이다. 그는 “영업력에 최우선을 두고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내정자의 임기는 2017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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