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해외에서 무려 ‘한 자릿수’의 로튼 토마토 지수(높을 수록 ‘신선하다’)를 받아들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뚜껑은 직접 열어봐야 아는 거니까. 안타깝게도 ‘역시나’였다.

‘판타스틱4’는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기대하는 쾌감도, 캐릭터들의 매력도 어느 것 하나 건지지 못한다. 들어내고 싶은 장면을 특정할 수 없을 만큼 총체적 난국이다.

우선 ‘판타스틱4’의 가장 큰 문제는 지루하다는 점이다. 4명의 주인공 리드(마일즈 텔러), 벤(제이미 벨), 수(케이트 마라), 조니(마이클 B.조던)이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기기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렇다보니 외계 물질에 노출돼 괴물이 된 ‘빅터’(토비 캡벨)와 이들의 격전은 번갯불에 콩 구워먹 듯 싱겁게 끝난다. 그마저도 인상적인 전투신을 연출하지 못한다.

아울러 ‘인간적인 슈퍼 히어로’의 면모로 사랑받은 원작의 캐릭터들이, 영화에선 이렇다 할 매력도, 설득력도 가지지 못한다.

주인공들이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기 전까지 서론이 상당히 길지만, 평범했던 시절 이들의 인간적인 매력이나 저마다의 고뇌는 효과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슈퍼 히어로의 능력을 가진 이후엔, 이들의 관계 변화나 활약상을 보여주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동료였던 빅터가 적으로 돌아서는 동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리드의 실수로 돌덩이 거인 ‘더 씽’으로 변한 벤이, 리드에게 품은 적대감이 누그러지는 과정처럼 어느 정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오히려 생략된다. 그렇다보니 캐릭터들에 공감하고 몰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판타스틱4’에서 들어내고 싶은 한 장면을 굳이 꼽는다면, 역시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엔딩일 것이다. 빅터를 해치우고 의기양양하게 새 연구소에 들어선 네 사람은 ‘우리 팀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고심한다. 이내 아이디어를 떠올린 리드는 슬며시 미소 짓는다. 이어 엔딩을 알리는 ‘판타스틱4’라는 타이틀이 뜨는 순간, 밀려드는 허망함이란…. 앞서 나온 ‘판타스틱4’ 시리즈 이상의 것을 보여준 것 없는 리부트 1편이 어떤 시리즈의 서막이 될 지 기대감보단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