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 개학을 맞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교실 에어컨은 장식품이 된지 오래다. 찜통더위속에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 땀에 젖은 채 수업을 한다.

2학년 강모(17)군은 “전기요금을 절약한다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더워서 제대로 공부하기 힘든 수준이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학교 교실의 경우 공공기관 냉방 온도 제한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교장 재량으로 적정 온도 냉방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하달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 운영 예산이 매년 줄어드는 현실 속에 학생들이 쾌적하게 공부해야할 교실은 점점 더 뜨거워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선교 의원(새누리당)이 교육부와 한국전력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전력 사용량은 2012년 34억㎾h에서 지난해 32억㎾h로 2년새 6% 감소했다.

최근 교육부가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3317명 대상으로 실시한 ’교실 냉방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교실 냉방 수준에 만족한다는 학생은 53.4%에 그쳤다.

초등학생을 제외한 중ㆍ고등학생들의 만족도는 47%로 더 낮았다.

학교 교실에서 냉방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점점 줄어드는 운영 예산이다.

교육 복지 재정의 증가로 재정 압박을 받은 학교가 손쉽게 줄일 수 있는 건 학교 기본 운영비 가운데 전기료와 같은 공공요금이기 때문이다.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기본운영비는 지난 2013년 2조6348억원에서 올해 2조5301억원으로 2년사이 1000억원 이상 줄었다.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등학교장 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교장 10명중 8명은 ‘쾌적한 교육환경을 위해 냉방기 가동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학교 운영비가 부족해 냉방기 가동을 적극적으로 제한한 적이 있다’는 물음에 절반이 넘는 교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의 한 공립고 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학생수가 감소한다고 운영하는 교실과 선생님이 갑자기 줄어드는 건 아닌데 운영비만 계속 줄어든다”면서 “한정된 예산 속에 학교 입장에서 줄일 수 있는 건 전기요금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육부는 교육용 전기요금에 대한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용 전기요금 중 기본료 비중이 지난해 43%에 달했다. 국가 전체 전력의 경우 기본료 비중이 24%, 산업용은 20% 수준인걸 감안하면 교육용 전기의 기본료가 지나치게 높다”면서 “국가 전체 사용 전력량의 0.69%만 차지하는 교육용 전기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산자원부 전력 담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요금 인하 등 교육용 전기요금에 대해 많이 배려해 왔다”면서 “원가 대비로 따지면 교육용 전기요금이 그리 비싸지 않은 수준인데다 특정 소비계층에게만 혜택을 몰아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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