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가락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낙찰계의 계주인 70대 할머니가 억대 곗돈을 들고 잠적했다 1년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남편과 아들의 병원비를 충당할 돈이 없어 저지른 짓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범행을 합리화 해주지는 않는다. 계주가 ‘먹튀’했던 돈을 거의 모두 써버린 탓에 피해자인 계원들은 더욱 낭패를 보게 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가락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낙찰계 계원 3명의 곗돈 1억 2000만 원과 계원에게 빌린 4000만 원 등 총 1억6000만 원을 갖고 달아난 혐의(사기)로 계주 A(74ㆍ여)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시장에서 30여년 배추와 무 소매업을 해온 A 씨는 약 10년간 1년 단위로 낙찰계를 운영해오다 작년 8월 돌연 시장 내 점포를 그대로 둔 채 곗돈과 함께 종적을 감췄다.

조사결과 지난해 A 씨의 낙찰계에는 계주인 A 씨를 포함해 총 12명의 계원이 있었으며, 잠적하기 전달까지는 낙찰가를 써낸 순서대로 계원들에게 곗돈을 지급해왔다. A 씨는 2011년 3월 한 계원에게 “높은 이자를 주겠다”면서 아들의 사업자금 명목으로 빌린 4000만원도 함께 들고 도주했다.

잠적한 A 씨는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자신이 다니는 병원에도 주소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은 끈질긴 추적 끝에 결국 이달 초 광진구에 있는 딸 집에 머물던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과 아들의 병원 진료비와 갚아야 할 점포 외상대금을 충당할 돈이 없어 범행했으며, 돈은 모두 다 썼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A 씨의 남편은 질병 탓에 양쪽 귀가 거의 들리지 않았으며, 아들의 경우 투병을 하다 A 씨가 잠적하기 직전에 사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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