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 여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인한 충격을 힘겹게 넘어가는 듯하던 한국경제가 이번엔 대외 위험요인(리스크)으로 몸살을 앓게 됐다.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이어 빠르면 다음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신흥국들의 금융불안이 심화하면서 한국의 금융ㆍ경제불안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경제는 최근 2~3년 동안 지속된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환율전쟁으로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하고 내수도 저출산ㆍ고령화와 메르스 쇼크로 타격을 받는 등 지반이 연약해진 상태여서 대외 리스크가 겹쳐 올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한국은 물론 신흥국 경제를 위협하는 하반기 최대 복병으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 11일부터 3일 연속 4.66%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후 이를 ‘일회성’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월가에서는 위안화 환율을 점진적으로 시장에 맡긴다는 중국의 정책기조를 고려할 때 추가절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한 사전 조치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경기부진과 수출감소를 위안화 절하를 통해 돌파하기 위한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으로,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제조업 기반을 중국으로 이전한 한국기업들의 경우 이로 인한 타격을 줄일 수 있지만, 당장 관광과 서비스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위안화 평가절하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연쇄적인 평가절하 움직임으로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이탈과 미국 집중을 심화시키고, 한국의 금리인상 압박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큰 불안요인이다.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기에 신흥국들이 금융위기를 겪은 사례가 많았던 만큼 이번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미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하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기지표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가 결정될 전망으로, 이르면 다음달 금리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대외 불안요인에 따라 신흥국들의 금융불안 및 위기 징후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에서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터키 리라화는 사상 최저 수준에 맴돌고 있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도 재정위기가 심화하면서 총체적인 불확실성 국면에 진입했다.

이에 정부는 국내외 시장동향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대해 24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등 긴급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또 중국의 수출구조 및 정책변화 등에 따른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전략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불안요인이 국내로 전이되지 않도록 외환과 재정 등 거시건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주력 업종의 수출경쟁력 강화방안은 물론 장기적으로 대외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내수 확대 및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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