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김희은 기자] 편안한 매력의 삼천포, 강렬할 것만 같았던 그에게서 편안함을 느꼈다. 조급하지 않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게. 김성균은 영화 ‘퇴마: 무녀굴’을 통해 데뷔 이래 최고학력자인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로 분했다. ‘범죄와의 전쟁’ ‘살인의뢰’ 등을 통해 쌓아온 깡패, 살인범 등의 이미지를 탈피한 그는 대무당의 피를 이어받은 신기가 있는 퇴마사 진명 역을 맡아 보이지 않는 악귀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캐릭터 변신, 작정하고 바뀌는 건 아니에요”"편안해야 되겠다. 환자를 치료해야 하고 정말 의지할 곳 없는 이가 신병에 걸려 간절하기에, 이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편안하게 진료를 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인간 김성균은 평소에 거지처럼 하고 다녀서 신뢰감이 별로 없지만요 (웃음)““처음부터 ‘이렇게 보여주겠다’ 작정하고 변신을 거듭하는 것은 아니에요. 어차피 내 얼굴과 몸으로 하는 걸요. 내가 싫다고 뺄 수 없는 내 눈, 내 코에요. 어느 순간 역할들이 다양해지면서부터 모니터링을 덜하고 전 작품을 빨리 잊으려 노력해요. 예를 들면 영화 ‘이웃사람’에서 ‘이런 느낌 몸짓이었으면 중복되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다음 캐릭터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레 나오기 때문에 빨리 잊는거죠”그동안 김성균은 강한 마스크와, 그에 걸맞는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오면서 한결같은 거친 매력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김성균' 하면 그림이 그려질 정도. 여타 배우들처럼 변신을 꾀해 볼 만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생각이 조금 다른 듯 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꾸밈없는 배우”“배우라는 직업이 똑같은 거죠. ‘왜 이렇게 안 변하냐고 물어보시면 할 말이 없어요. ‘응답하라 1994’ 촬영이 끝난 후에는 못 알아보신 적도 있죠. 워낙 편하게 다니니까. 집에서 텃밭 가꾸고 그러면 가끔 동네분들이 호기심에 찾아오시긴 하지만 얼굴에 흙 묻히고 있으면 되려 불편해하세요. ’실례가 되었네요. 다음에 올게요‘ 하고 도망가셔요(웃음)”‘퇴마: 무녀굴’은 2015년 여름, 극장가에 본격적인 한국 공포물로 주목 받았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기본적인 두려움에 입각한 한국적인 공포 정서를 담아낸 웰메이드 정통 한국형 공포 영화로 근래 침체된 공포 영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김성균 또한 이번 영화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털어놓았다.
“‘퇴마: 무녀굴’, 대형마트 동네에 편의점 차린 느낌”“사실 걱정 많이 돼요. 마치 대형마트가 밀집되어 있는 동네에 편의점을 하나 차린 느낌이에요. 편의점이긴 하지만 약간 영화가 이상하지 않나 생각해요. 김휘 감독님 영화는 전작 ‘이웃사람’도 영화가 조금 해괴망측해요. 스릴런데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리고, 공포스럽기도 하다가 웃기다가 살인범이 무섭지 않은 듯한, 벌레도 나오고 이상해요”“‘퇴마 무녀굴’이 잘 될 수 있다면 희대의 해괴한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독특한 색깔이 묻어있죠. 감독님은 그냥 천상 이야기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방면에 박학다식한 면모를 갖고 계셔서 어떤 주제를 던져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분이시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장면을 아무렇지 않게 비틀 수 있는 분 같아요. 갑자기 살인범이 기고만장하게 눈에 독기를 품고 다 죽일 듯이 갔는데, 한 대 맞고 뻗었다고 할 수도 있는 거에요. 이런 부분에 부담감이 없어요. 어차피 영화니까”인터뷰 하는 내내 김성균은 김휘 감독에 대한 신뢰가 두터움이 느껴졌다. 언급만으로도 웃음꽃이 피었다. 두 사람은 전작 ‘이웃사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만큼, 이번 ‘퇴마: 무녀굴’에서의 두 번째 호흡은 어땠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신진명 캐릭터 아쉬워, 시리즈로 이어졌으면”“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작품을 함께 하다보면 안 좋은 면도 보게 되고, 다음 작품을 같이하기 힘들 수도 있는데 또 저를 찾아주셨다는 점에서 정말 감사했어요. 하지만 신진명 캐릭터에 대해서는 아쉬워요. 시리즈로 이어져서 캐릭터를 더 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환경과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며 키워나가고 싶어서 작품을 선택한 것도 있어요”"제가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퇴마: 무녀굴'이 금주의 이야기를 주로 다뤄요. 그렇기 때문에 ‘퇴마: 무녀굴’의 주인공은 금주라고 생각해요. 극 중에서 진명의 캐릭터가 심심할 수 도 있고 금주의 이야기를 쫓아가지만 시리즈물로 굉장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시리즈로 나갈 수 있다고 말이죠““흥행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부담도 되고 걱정됐는데, 솔직히 부담스럽죠. 하지만 영화는 여럿이 만드는 거에요. ‘내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마치 혼자 이 영화를 만드는 것인 냥 욕심내지 말자’ ‘내가 주인공이지만 배우 4명의 영화는 아니다’ ‘감독님, 스태프들, 촬영 감독님 모두의 영화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영화의 책임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더라고요”김성균은 ‘퇴마: 무녀굴’에 대해 평소 고심한 듯 했다. 자부심도 대단했으며 작품에 대한 애정 어린 걱정 또한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퇴마: 무녀굴’에 대한 한 마디를 부탁하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제철 과일 먹듯이, 즐기셨으면”“조금 걱정스러운 건 영화만의 세계가 있어요. ‘퇴마: 무녀굴’은 귀신이 나오고 초자연적인 현상이 나오고,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빨리 세계로 들어오면 더 재미있을텐데 말이죠. 블록버스터와 비교하기엔 많이 부족한 영화이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보는 것이 있어요. ‘엑스맨’도 ‘초능력자들의 세계니까 말이 되는 거야’라는 것처럼”“그냥 가볍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여름에는 그냥 즐기는 마음으로, 놀이동산 가면 귀신의 집에 들어가 보는 것처럼 그런 마음으로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제철과일 먹듯이. 저도 엄청 겁이 많은 편이지만, 호들갑떠는 친구들과 공포영화 보면서 같이 낄낄대고 웃는 것이 재미라고 생각해요. 놀이기구 타듯이”(사진=박푸른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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