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유상철(52ㆍ가명)씨. 유씨는 2년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 인근에 치킨집을 차렸다. 투자금은 권리금 6000만원을 비롯해 임대보증금 2000만원, 시설투자비 1500만원 등 총 9500만원이 들었다. 2년 가까이 월 100만원의 임대료를 내며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1년전부턴 임대료 조차 벅찰 정도로 장사가 신통치 않다.
결국 치킨집을 접은 유씨는 올 봄 실업급여를 신청했고, 요즘엔 재취업을 준비중이다. 유씨처럼 골목상권 불황으로 가게 문을 닫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문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데 비례해 실업급여를 타는 자영업자도 덩달아 증가하고있다.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는 557만명으로 전년 동기(561만명)대비 0.7% 감소했다. 이중 1인 자영업자는 397만5000명으로 감소폭이 2.7%에 달했다. 종업원을 두지 않고 나홀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생계형 영세업자의 폐업율이 자영업자 평균치를 3배 가까이 웃도는 셈이다.
이처럼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내수 불황에 따른 매출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자영업자가 신고한 월소득은 2인 기준 86만원. 이는 같은기간 직장 근로자 평균소득(287만원)의 30%에 그치는 수준이다. 올해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예년과 달라질 게 없다는 게 경제전문가의 분석이다.
문닫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종업원 50인 미만인 생계형 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차원의 공익형 보험제도다.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1175명으로 전년(743명)보다 58% 늘었다. 금액 부문에선 2013년 15억8700만원에서 지난해엔 35억9100만원으로 증가폭이 126.3%에 달한다.
올해도 고용부소속 지방노동청 창구엔 실업급여를 받으려는 자영업자들로 연일 북새통이다. 오랜 내수불황에 메르스(중동호릅기증후군) 사태까지 겹치면서 문닫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만 자영업자 519명이 실업급여 15억8600만원을 받아갔다. 이는 2013년 한해동안 지급된 실업급여와 동일한 액수다.
고용보험료를 3개월 이상 장기 체납하면서 실업급여 자격마저 상실한 자영업자도 한 둘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1115명이 실업급여 자격을 잃었다. 앞서 지난해엔 자격 상실자가 2204명이나 나왔다. 보험료 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경영난을 겪는 영세한 생계형 자영업자가 많다는 방증이다.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한 생계형 자영업자는 1만6399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0.3%에 불과하다. 이중 63.2%는 종업원 없이 나홀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1인 자영업자다. 자영업자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는 등급에 따라 1인당 월 77만원(1등급)에서 최고 115만5000원(5등급)까지다. 실업급여 재원은 고용안정기금 70억원을 합쳐 총 190억원 규모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012년 도입한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기준보수의 2.25%에 해당하는 고용보험료를 납부한 뒤 폐업하면 가입 등급에 따라 90~180일동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며 “이 보험은 영세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안전망 차원의 보험 제도지만 아직 가입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