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여덟살에 불과한 정신연령을 가진 장애인을 전복양식장에 소개하고 인건비를 가로채거나, ‘선원휴게실’로 위장해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수억원의 선원인건비를 가로채온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선원 인권유린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하면서 ‘선원휴게실’로 위장한 직업소개소를 두고 도박장을 개설, 선원들의 도박자금, 술값 등을 부풀리고 선주들로부터 인건비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 챈 조직폭력배 출신 박모씨(55세)를 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한 것을 비롯, 직업소개업자 6명을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박모씨는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선원들을 사무실내 방과 인근 여관 등에 숙식시키면서 도박을 유도해 자릿세를 떼는 방법으로 영리를 취하며, 도박자금과 유흥비 제공을 빌미로 빚을 부풀려 선주들에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인건비를 선불금으로 받는 수법으로 최근 3년간에 걸쳐 7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찰의 단속에 대비해 소개소 사무실 입구에 외부의 출입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 4대를 설치해 단속을 피해왔다.
또 박씨는 오른손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지체장애인 추모씨(5급, 32세) 등을 선원으로 소개했으나 열악한 선원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조기에 하선하는 사례가 발생해 선주들이 박씨에게 지불한 선원 인건비를 되돌려 달라고 하자, 몸의 문신을 보이며 협박해 인건비를 포기토록 하기도 했다.
실제로 목포의 한 선주는 선원을 모집해 주겠다는 박모씨의 말을 믿고 수천만원을 지불했음에도 제대로 된 선원을 구하지 못해 출어를 하지 못하자 결국 도산에 이르기도 했고, 박모씨의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피해 진술을 회피하기도 했다.
또한, 부산역의 소개업자 한모(57세) 씨의 경우, 14회에 걸쳐 정신지체장애인 김모(3급, 51세)씨 등을 선원으로 소개한 것이 확인됐으며, 부산의 김 모씨는 앞서 밝힌 박모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수억원의 인건비를 착취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목포의 선원소개업자 홍모(59세) 씨는 지능지수 68, 정신연령 8세에 불과한 정신지체장애인 이모(30세)씨를 ‘좋은 일자리가 있는데,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돈 벌어서 부모님께 효도해야 되지 않겠냐’며 유인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서해낙도의 전복양식장에 보내기도 했다.
부산해경은 “이들에 대한 보강수사를 거쳐 혐의가 중한 자에 대해서는 추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에 있다”며 “무허가 직업소개소들이 난립하고 있는 만큼 이번 특별단속이 일회성이 아니라 해양종사자들의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근로처우가 개선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단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