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66% 차지…다음행보 주목
지난 6일 자정을 기점으로 삼성물산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이하 청구권) 행사 기한이 종료된 가운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해왔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펀드(이하 엘리엇)가 대량의 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들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7.12% 가운데 4.95%인 773만주를 매수해 줄 것을 삼성물산에 청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금액으로 따지면 총 4426억원(청구권 행사가격 5만7234원 반영)으로, 이날 집계가 완료된 전체 청구권 행사 규모(약 6703억원)의 66%에 달한다.
엘리엇과 함께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해 온 일성신약 역시 자신들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2.37%, 청구가액 기준 총 2120억원 규모) 전부에 대해 청구권을 행사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 청구권 행사 규모 가운데 약 98%가량이 두 곳에서 나온 셈이다.
문제는 엘리엇이 이 지분을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평균 5만8974원(해당 기간 종가 기준)에 사들였다는 것이다. 엘리엇으로서는 총 135억원가량의 손실을 보면서까지 절반 이상의 보유 지분을 털어낸 셈이다. 아울러 엘리엇이 남은 삼성물산 지분 2.17%로 향후 확보할 수 있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은 단 0.62%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합병저지에 실패한 엘리엇이 출구전략을 실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엘리엇이 통합 삼성물산에 주주대표 소송이나 주주 제안 등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다시 통합법인 주식을 매집해야만 하므로, 보유 주식을 손절매하고 물러나는 절차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청구권을 행사한 엘리엇과 일성신약이 삼성물산이 제시한 행사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법원에 재산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엘리엇이 합병 전까지는 삼성물산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데다, 합병에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슬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