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기자]지난 22일 성사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9시간 45분의 마라톤 협상에도 일단 ‘빈 손’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현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북측이 지뢰도발과 포격도발에 대해 북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양 측이 타협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오후 6시 30분부터 23일 새벽 4시 15분까지 무박 2일에 걸쳐 진행된 논의의 핵심 주제는 최근 남북관계 상황이다. 김규현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은 지난 22일 고위급 접촉 개최 사실을 발표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 상황”과 관련해 접촉을 갖는다고 밝혔다.

또한 고위급 접촉 정회 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쌍방은 최근에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전했다. ‘남북관계 상황’과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에는 북한의 지뢰 도발과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과 준전시상태 선언 및 최후통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장시간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는 남북 긴장상태를 초래한 북측의 도발과 남측의 대응 등을 둘러싼 책임을 놓고 양 측이 이견을 좁하지 못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최근 일련의 도발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를 뒷전으로 미루고 확성기 방송 중단만을 주장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만 계속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 측은 이번 접촉에서 긴장 고조가 지난 4일 북한군에 의한 비무장지대(DMZ)내 지뢰도발에서 비롯된 만큼 이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최근의 북측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도 물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북측이 지뢰도발과 포격도발 자체에 대해 “남측이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을 고위급 접촉에서도 고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합의문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양측 충돌 사태외에도 다른 남북관계 현안까지 광범위하게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요 의제로는 우리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가 가능성있게 점쳐진다. 이산가족 상봉 재개 문제가 논의 됐을 경우 북한에서는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문제와 더불어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8·15 경축사에서 “연내에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산가족 상봉 재개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바 있으며 통일부는 다음 달 중순까지 남한 이산가족 6만여명의 현황을 파악해 북측에 일괄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 18일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내용을 비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이산가족이 자연히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