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삼고초려 끝에 108일 만에 최고위 복귀 -박지원, 당 한반도평화안보특위원장 수락…2.8 전대 후 첫 당직 -호남ㆍ비노 품은 문재인…당 화합 시작 vs 친노-비노 견제 본격화

[헤럴드경제=박수진ㆍ장필수 기자] 24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회의는 특별했다. 108일 전 같은 자리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에 격분해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주승용 최고위원이 복귀했고, 문 대표와 2ㆍ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박지원 의원이 당 한반도평화안보특위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기 때문이다. ‘난 자리’가 채워지고 새롭게 ‘든 자리’까지 더해져 오랜만에 꽉 채워진 최고위의 모습이 그려졌다.

24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한 주승용 최고위원과 박지원 의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4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한 주승용 최고위원과 박지원 의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주 최고위원과 박 의원의 합류는 의미가 남다르다. 두 의원 모두 호남을 기반으로 하며 그동안 문 대표와 각을 세워온 비노계 대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주 최고위원은 4.29 재보궐 선거 후 문 대표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고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며 대립구도를 이어왔다. 박 의원도 개별 현안 마다 문 대표에게 각을 세우며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주장해 온 대표 인물이다.

문 대표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당 내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 국면을 보이자 직간접적으로 주 최고위원의 복귀를 요청해왔다. 지난 23일에도 주 최고위원과 오찬 회동을 했고 ‘계파 패권주의 청산이 최고의 혁신’이라는 주 최고위원의 의견을 반영한 합의를 도출하는 등의 노력을 보였다.

주 최고위원도 문 대표에게 협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고위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와 충분한 교감을 나눴다. 문 대표도 아직 패권주의 청산 안된 것을 공감하고 앞으로 공동으로 더 노력하기로 했다”며 “매사를 서로 부정적으로 보고 불신하면 당이 제대로 갈 수가 없다. 신뢰회복디 대단히 중요하다. 최고위 간에도 갈등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 혁신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조기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단은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표가 당 혁신 권한을 일임한 혁신위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에게 당 한반도평화안보특위원장을 먼저 제안한 것도 문 대표다. 문 대표는 지난 22일 저녁께 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했고 박 의원이 이를 수락했다. 문 대표는 위원회 구성 인선과 관련한 전권도 박 의원에게 맡기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남북관계에 경험이 풍부함 박 의원을 문 대표가 추천했고 지도부 내에서도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당의 역할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문 대표가 냉랭한 호남 민심을 회복하는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 내에서는 주 최고위원과 박 의원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계파 갈등이 단번에 사라질 수 는 없겠지만 서로 소통하며 합리적인 견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수도권 내 한 중진 의원은 “유일한 호남 의원이자 비노계인 주 최고위원이 복귀하지 않으면 어떤 의미에서 (지도부 내에서의) 친노 견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닌가”라며 “주 최고위원의 복귀는 당의 발전과 계파 간 견제역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주류 측이 일단 ‘지켜보자’는 자세일 뿐 공천룰이 포함된 마지막 혁신안이 발표되는 내달 초가 지나면 지도부 중심으로 갈등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최근 당무위에서 혁신안이 통과된 배경에는 비주류 측의 불만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단 통과 시키고 나중에 이야기하자’는 인식이 있었다. 주 최고위원 복귀를 앞두고도 비주류 의원들이 ‘딜단 조건 없이 복귀하라’는 의견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당장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갈등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갈등이 해결됐다고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