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호텔 포기로 활로 열려“학교 인근 관광호텔 유해성 낮다” 법원 판단에 與 추진논리 힘실려
대한항공 호텔 포기로 활로 열려 “학교 인근 관광호텔 유해성 낮다” 법원 판단에 與 추진논리 힘실려
‘학교 앞 호텔법’으로 불리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정부 입법 2년 반만에 활로를 찾을지 주목된다. 발목을 잡던 교육 환경 유해와 대기업 특혜 논란이 최근 서울행정법원 판결과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호텔 건설 포기 선언으로 동력을 잃게 되면서다.
정부 여당은 이를 계기로 지지부진하던 관광진흥법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교육 환경과 대기업 특혜를 이유로 법안 처리에 반대해온 야당이 이에 어떤 대응을 보일지 관심이다.
관광진흥법 논란의 핵심 쟁점은 교육환경이다. 야당은 호텔을 지으면 유흥주점 등 유해시설 등이 자리하고 퇴폐 운영의 가능성이 있어 교육 환경에 유해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여당은 객실수 100개 이상의 관광호텔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러브호텔 등 퇴폐 시설과는 같은 선상에 놓아서는 안된다고 반박해 왔다.
그런데 최근 여당의 논리에 무게를 실어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지난 16일 서울 이화동에 관광호텔을 지으려던 사업자가 중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호텔이 객실위주로 설계돼 유해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지 않고 주 통학로와도 떨어져 있어 학습환경 및 보건위생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여당 측은 이 판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 교문위 여당 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행정법원 판결은 호텔이 무조건 학습권이나 교육환경을 침해한다는 논리의 오류를 지적한데 의미가 있다. 이 판결이 법안 추진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기업 특혜 논란도 대한한공이 지난 18일 서울 송현동 부지에 7성급 호텔 건축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야당은 이제까지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정부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내 호텔 건축을 위해 추진한 법안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야당 측은 대한항공의 호텔 건축 포기 선언은 환영하지만 이것으로 관광진흥법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둔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관광진흥법은 송현동 만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에 해당하는 전국적 문제”라며 “이제 대기업 특혜논란이라는 장식물을 걷어내고 법안의 실제 내용을 갖고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정부 여당이 호텔 수급이 부족하다는 논리에도 정면 반박하고 있다. 상대정화구역(학교 앞 50~200m)내에 유해시설을 설치할 경우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정화위)의 승인을 받으면 설치가 가능한데, 관광진흥법이 만능 해결사인 것처럼 정부여당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세균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시교육청 관내 정화위에서 금지해제 판정, 즉 건축을 허가받은 관광호텔 239건 가운데 146건(61.1%)이 아직 착공하지 않았으며, 이중 65.8%가 2013년 이전에 해제 결정을 받았는데도 착공하지 않고 있다. 이 호텔들만 건축돼도 정부ㆍ여당이 주장하는 호텔 부족 현상은 해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여당 측은 “호텔은 유해시설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정화위 심의 결과는 대다수가 부결”이라며 관광진흥법을 통과시켜 유해하지 않은 호텔의 건축을 활성화 해야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당은 일단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관광진흥법 처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관광진흥법은 담당 상임위인 국회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호텔은 관광 인프라인데 꽉 막힌 선입견으로 무조건적인 반대는 우리 경제를 퇴보시키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